국회의원 윤미향. 그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몫으로 당선됐다가 지난 6월 탈당했다. 그러나 국회의원 신분은 유지된다. 2021.08.11(사진=연합뉴스)
국회의원 윤미향. 그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몫으로 당선됐다가 지난 6월 탈당했다. 그러나 국회의원 신분은 유지된다. 2021.08.11(사진=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상대로 한 각종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윤미향 의원이 11일 처음으로 재판대에 서게 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에 따르면 윤미향 의원은 이날 오후 2시30분 1차 정식 공판기일에 참석한다. 그동안 '정의기억연대'라는 단체의 대표로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기부금품법 위반·횡령' 등 6가지 의혹(8가지 죄명)이 불거져 세상의 공분을 불러일으켰지만, 재판이 미뤄지면서 이렇다할 결론 내지 못했다.

그런데, 윤미향 의원의 재판으로 집중되고 있을 뿐 정작 그의 주변인사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까마득히 잊혀지고 있는 모양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대로한 범죄 의혹'에 대한 여론의 반응성이 상당히 크게 작용해왔다는 점에서, 오히려 그의 주변인들은 '등하불명(燈下不明)' 상태가 됐다.

그렇다면 그의 가장 가까운 인사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대표적으로 윤미향 의원의 남편인 김삼석 씨인데, 그는 과거 '남매간첩단 사건'에 연루됐다가 풀려난 인물이다.

최근 그는 35년 전 반미(反美) 강성 운동권 '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투쟁위원회(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 3민투위 혹은 삼민투위) 소속으로 과거 미(美) 문화원 점거농성 대표였던 일심회 사건 피의자 이정훈(고려대82학번) 씨의 양심수 석방 투쟁에 나섰다.

여기서, 그는 지난 5월17일 일심회 사건 피의자 손정목 씨에게 국가보안법 철폐론을 주장하는 글을 남긴다. 그의 이념지향점과 사상관이 엿보인다. 다음이다.

일심회 피의자 손정목 씨가 4.27시대연구원을 통해 지난 5월30일 공개한 이정훈 씨의 일명 옥중서신. 내용의 핵심은, 국가보안법 폐지다. 2021.07.25(사진=손정목)
일심회 피의자 손정목 씨가 4.27시대연구원을 통해 지난 5월30일 공개한 이정훈 씨의 일명 옥중서신. 내용의 핵심은, 국가보안법 폐지다. 2021.07.25(사진=손정목)

#1. 尹 남편 김삼석 "보수 적폐 및 공안 세력의 준동이 4·7재보선 이후 파고들었다"

김삼석 씨는 지난 5월17일 일심회 사건 피의자 손정목 씨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투옥된 이정훈 4.27시대연구원 관계자에 대한 구속 규탄문을 내놨다. 손정목 씨와 이정훈 씨는 과거 386간첩단 사건으로 불리는 '일심회' 사건 피의자로, 과거 반미 강성 운동권 단체 삼민투위의 핵심 인물들이다. 그가 밝힌 글에는, 현 집권여당의 속사정까지 함께 담겨 있어 관심이 촉발된다.

▶ "정치권에서는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은미 정의당 의원 등 수십여 명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10만명 국민청원이 끝나는 시점에 국가보안법 전면폐지 법안을 각각 공동발의 할 예정이었다."

▶ "이규민 민주당 의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4월7일) 뒤인 지난 4월 하순 국가보안법 7조 폐지법안 국회토론회를 국회의원 75명의 동의를 받아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보궐선거 패배 뒤 민주당 지도부의 압력으로 무기 연기되었다."

▶ "최근 보수 적폐 세력과 공안세력의 준동은 2년여 간 남북관계의 전면 중단과 함께 4월 보궐선거 뒤 희미한 개혁 추진마저 뒷걸음 치고 있는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 "국가보안법은 같은 민족을 '적(敵)'으로 규정하는 대북적대정책의 강고한 법적 토대이자 기반으로 민족 앞에 죄를 짓는 일이다."

▶ "세계적인 인권후진국의 징표인 국가보안법이 철폐되어야 인권을 이야기하고, 안전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 올해 안에 국가보안법 철폐로 민중의 힘을 모을 때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몫으로 지난해 당선된 윤미향 의원. 윤 의원은 지난 6월 탈당했다. 2021.08.11(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몫으로 지난해 당선된 윤미향 의원. 윤 의원은 지난 6월 탈당했다. 2021.08.11(사진=연합뉴스)

#2. 尹 남편 김삼석, 20년 전부터 '양심수·남북관계·인권' 강조···정체 무엇?

김삼석 씨는 지난 5월 남긴 글을 통해 국가보안법이 인권 탄압의 모든 근원이라고 겨냥한다. 이어 국가보안법이 철폐되어야 남북관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로 그의 말처럼 그렇게 될까.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그의 글을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인권탄압술책'의 대표적인 사례로써 그는 국가보안법을 거론하면서 일명 정체불명의 '양심수(良心囚) 석방론'에 불을 지핀다. 이같은 그의 입장이 실린, 현역 국회의원 가족이 직접 쓴 20년 전 신문 기고글 일부를 펜앤드마이크가 입수했다. 다음이다.

▶ "분단을 빌미로 재야 양심세력에 대한 탄압이 이루어지는 국가안전기획부(國家安全企劃部·안기부)의 공작수사가 현재진행형이다. 국가정보원으로 이름을 바꿨지만, 구조조정되어야 한다."

▶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대학생진보연합의 전신)에 대한 이적단체 규정은 민족적으로 있을 수 없는 법비(法匪)의 판결이다."

▶ "하루바삐 과거의 동굴에서 나와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고 모든 정치범과 양심수의 무조건 석방, 공소취하, 수배 해제, 미복권자의 완전 복권을 단행해야 한다."

▶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북한 위협'이라는 한마디는 정치적 반대의 자유를 일시에 얼어붙게 하는 마술의 주문이다. '고무·찬양' 또한 이적행위의 서슬 퍼런 위협은 학문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언제라도 권력의 족쇄에 채울 수 있기에 충분하다."

▶ "'좌경·용공'이라는 딱지는 노동자들을 비롯한 기층민중들의 자주적 단결과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철통같이 봉쇄하는 봉인이 된다."

▶ "우리는 자주적 인권사업을 조직하며, 양심수와의 결연사업, 해외 인권단체와의 연대를 추진해 퍼뜨려 나가야할 것이다. 수백명의 양심수가 양심의 도살장에 있다. 이들 양심세력에 대한 사상·양심의 자유 탄압, 출소자들에 대한 일상적인 탄압은 중세 때나 있었던 제도다."

▶ "이제 분단의 한가운데에 있는 우리는 조국의 평화통일, 조건 없는 양심수 석방, 준법서약서 철폐와 국가보안법 철폐를 외쳐야 한다."

지난 2019년 1월24일,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 라는 단체는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내용의 사진을 단체 홈페이지에 게재한 바 있다. 2021.07.01(사진=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
지난 2019년 1월24일,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 라는 단체는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내용의 사진을 단체 홈페이지에 게재한 바 있다. 2021.07.01(사진=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

#3. 尹 남편 김삼석, 더불어민주당·정의당의 국가보안법 철폐론 '적극 찬성'?

앞서 밝힌 윤미향 의원의 남편 김섬석 씨의 이같은 내용의 글은, '양심수 석방을 위한 공동대책위'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여기서 그는 '양심수(良心囚)'를 강조하기에 이른다. 여기서 '양심수'란, '자신의 윤리적·사상적·정치적 신념에 의해 투옥된 죄수(한국민족문화대백과)'로 정의된다.

김 씨는 자신의 글을 통해 국가보안법이 '양심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즉,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론 및 국정원 해체론을 내세우는 그는 보안기구에 의해 양심수가 탄압받는다고 본 것.

그렇다면 이같은 그의 의견과 맥을 같이 하는 단체는 어디일까. 바로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라는 단체다. 이들은 '이석기의원 내란음모사건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이석기 구명위)'라는 단체와도 연계된다.

'이석기 구명위'는 지난 5월29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10만명 청원 조직에 앞장서주신 구명위원회 회원분들께 감사드린다"라며 "이석기 의원 석방과 완전한 사면복권을 이루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다. 더불어민주당의 이규민 의원이 내놓은 국보법 제7조폐지안(2104605)과 정의당의 강은미 의원의 전면 폐지안(2110236)이 나온 직후다.

즉, 국가보안법 폐지법 발의의 배경에 '이석기 구명위'가 있음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지난 2013년 지하혁명단체 RO를 조직, 국가 변란을 꾀하다 덜미가 잡힌 이석기 前 의원의 근황은 어떠할까.

일명 '이석기 옥중수상록'인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서(글 이석기, 민중의소리)'. 기자는 최근 '이석기 옥중수상록'에 대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조합원 독후감 공모전 수상 작품집을 입수했다.2021.05.29(사진=조주형 기자)
일명 '이석기 옥중수상록'인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서(글 이석기, 민중의소리)'. 기자는 최근 '이석기 옥중수상록'에 대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조합원 독후감 공모전 수상 작품집을 입수했다.2021.05.29(사진=조주형 기자)

#4. "양심수 석방해달라"···與 송영길·이재명·김두관·황희 등 핵심인사들 동조?

기자는 지난 3월, 서울 종로구의 대형 서점에서 '이석기 옥중수상록'인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서(이석기, 민중의소리 출판)'를 구입한 바 있다. 당시 그 내용에 따르면 "제국주의적인 한미동맹은 미신", "한미동맹 탈피하고 남북협력 해야한다", "박근혜 정부는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라는 내용이 내용이 담긴 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석기 옥중수상록'에 앞서 '이석기의원 내란음모사건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와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이들은 이석기 전 의원이 양심수라는 주장을 내세워 지난 2017년 12월부터 문재인 대통령에게 특별사면을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문제의 '양심수 석방론'에 현역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인 송영길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출시 장관들, 대권 경선에 참여중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흔적까지 확인된다.

지난 2017년 7월5일,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시 성남시장의 엽서 들은 사진을 SNS에 게재했다. 2021.07.01(사진=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 왼쪽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
지난 2017년 7월5일,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시 성남시장의 엽서 들은 사진을 SNS에 게재했다. 2021.07.01(사진=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 왼쪽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

송 대표는 "나라를 나라답게 양심수 없는 나라"라고 알렸고, 김두관 민주당 후보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양심수를 가족의 품으로"라고 밝힌다. 이재명 지사 역시 "양심수 없는 나라 인권이 살아 숨쉬는 나라 만들어 주십시오"라며 '보라색엽서'를 들었다.

이어 '이석기 구명위'의 영상을 통해 "박근혜가 가두었던 그 많은 양심수들이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데, 인권이 살아숨쉬는 나라야말로 민주주의의 첫 출발"라며 "그들과 함께 이 밝은 태양 아래서 함께 숨쉬고 살아가고 싶다"라고 강조한다.

지금까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윤미향 의원의 남편 김삼석 씨의 행적을 비롯해 그의 자취는 위에서 밝힌 그대로다. 그가 말하는 '국가보안법 철폐론'과 '양심수', '인권'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는 사례다.

한편, 11일 법정에 서게 된 윤미향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몫으로 지난해 4월 당선됐었다. 그러다 지난 6월22일, 국민권익위원회 전수조사 결과 부동산 비위 의혹이 발견됨에 따라 민주당을 탈당하기에 이른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0.8.20(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0.8.20(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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