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일 '집값 고점'을 경고하고 공급확대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은 오히려 더 과열되는 양상이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으며, 서울 아파트값은 재작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5일 한국부동산이 발표한 8월 첫째 주(2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0.20% 올랐다. 전주(0.18%)보다 상승폭을 확대했으며, 2019년 12월 셋째 주(16일) 0.20% 상승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최근 2주 연속 0.36%에서 0.37%로 상승 폭을 키우며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9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원은 "GTX, 신분당선 등 교통·개발 호재가 있는 중저가 단지와 재건축 단지에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고, 강남권 초고가 단지에서 이뤄지는 간헐적 거래가 신고가로 전해지는 등 집값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노원구다. 이번 주 0.37% 오르며 17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상계동 등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등했던 노원구는 가뜩이나 매물이 부족한 마당에 그나마 저렴한 가격에 집을 구하기 위한 실수요자들이 노원구 외곽에 몰리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 3구도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강세가 이어지며 전체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강남구(0.18%)는 도곡·대치동 위주로, 서초구(0.20%)는 서초·잠원동 재건축과 방배동 위주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송파구(0.22%)는 풍납·방이·장지동 위주로 가격 상승이 계속됐다.

경기에서는 'GTX 라인' 등 교통 개선 기대감이 있는 지역의 중저가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군포시(0.85%)와 안양 동안구(0.76%) 등은 교통호재가 있는 역세권 위주로, 안성시(0.84%)는 공시가격 1억원 미만 단지 위주로, 오산시(0.81%)는 내삼미·세교동 구축 위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의왕시(0.74%)는 중저가 단지 위주로 올랐다.

서울 전셋값도 여전히 고공행진하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작년 8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폭인 0.17% 올라 전주(0.16%)보다 상승률이 커졌다. 

목동 학군이 있는 양천구(0.24%)가 목동신시가지 단지 중심으로 오르며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송파구(0.24%)와 강남구(0.13%)는 학군 수요가 있는 잠실·신천동과 대치동 위주로, 서초구(0.19%)는 정비사업 이주수요 있는 반포·서초·잠원동 위주로 전셋값이 올랐다. 노원구(0.21%)는 교육 여건이 양호한 상계·중계·하계동 위주로, 동작구(0.21%)는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있는 지역 위주로 상승했다.

수도권 전셋값은 전주에 이어 0.28% 올라 횡보했다. 경기는 0.35%에서 0.33%로 오름폭이 줄었으나 인천은 0.29%에서 0.31%로 상승했다.

경기는 상대적으로 저평가 인식이 있는 안성시(0.92%)와 시흥시(0.63%), 안양 동안구(0.62%), 군포시(0.61%), 안산 단원구(0.61%) 등의 주요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인천은 연수구(0.60%), 계양구(0.39%), 부평구(0.32%)를 중심으로 올랐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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