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공감TV는 지난 7월 24일 양 전 검사의 모친을 취재하면서 ‘점을 보러 왔다’는 거짓말로 접근했다. [사진=열린공감TV 캡처]
열린공감TV는 지난 7월 24일 양 전 검사의 모친을 취재하면서 ‘점을 보러 왔다’는 거짓말로 접근했다. [사진=열린공감TV 캡처]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인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의 삐뚤어진 언론관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과 관련된 MBC 기자들의 불법적인 취재(경찰 사칭) 행태를 두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열린공감TV의 인터뷰’와 관련한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다.

“점 보러 왔다”며 양 전 검사 모친 취재한 열린공감TV...김의겸, “기자 명함 주면 교육 제대로 못 받은 것”

김 의원은 지난 29일 유튜브 '열린공감TV'에 출연, "기자들이 취재하면서 처음부터 '내가 기자다'라고 명함을 내미는 경우는 없다"며 "오히려 명함을 까는 기자가 있다면 그 기자는 너무 순진하거나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그러면서 "음식을 담당하는 기자의 경우, 손님으로 가장해 음식점에 들어가 식당이 진짜 음식을 잘하는지 평가한다"며 "처음부터 '나는 기자인데 음식이 맛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왔다'고 하면, (음식점 주인이) 고기도 두 배 더 주고, 소스도 고급 소스를 준다. (열린공감TV는) 너무나 당연한 취재를 한 것"이라고 지지했다.

김 의원은 지난 26일 열린공감TV가 공개한 ‘양재택 전 검사 어머니 인터뷰’에 대한 취재를 두둔한 것이다. 열린공감TV는 이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쥴리’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9일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취재를 하면서 명함은 안 줘도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취재윤리를 망각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열린공감TV 캡처]
지난 29일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취재를 하면서 명함은 안 줘도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비뚤어진 언론관을 비판받고 있다. [사진=열린공감TV 캡처]

 

당시 인터뷰 영상에는 열린공감TV 강진구 기자(경향신문 소속)가 "점을 보러 왔다. 용한 보살님이 있다고 해서 왔다"며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양 전 검사 모친인 A씨 자택에 들어서는 등 취재윤리 위반 논란을 부를 만한 장면이 등장한다.

인터뷰를 담당했던 강 기자는 "(양 전 검사의) 어머니가 유명한 점쟁이였기 때문에 점을 보러왔다고 해서 들어갔고, 얘기 도중 취재 목적임을 밝힌 뒤 (경향신문) 명함을 드렸다"며 "취재 끝나고는 어머니가 직접 배웅까지 나왔다. '다음에 찾아뵙겠다'고 인사도 하고 나왔다. 이런 상황을 주거 침입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점 보러 왔다던 강진구, 경향신문 명함 건넨 뒤 열린공감TV에서 방송해

하지만 강 기자가 경향신문 명함을 활용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높다. 언론계의 한 관계자는 “열린공감TV에 방송될 내용을 취재하면서 경향신문 명함을 건넨 것 자체로도 취재원을 속인 것이다”며 "경향신문 기자로 취재를 나건 것도 아니고 경향신문에 실리지 않는 보도를, 대외 활동을 하며 명함으로 내세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경향신문 기자 명함을 건넨 것 자체도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김의겸 의원은 기자들이 취재하면서 처음부터 명함을 내미는 경우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명함을 까는 것 자체를 순진하고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능력이 없는 기자로 폄하한 것이다.

“한겨레는 그런 식으로 취재하니 기레기 소리 듣지” 등 비난 빗발쳐

앞서 김 의원의 언론관에 대한 비판은 이미 한번 제기된 바 있다. MBC 취재진이 김건희씨의 박사학위 논문을 지도한 교수의 집을 찾는 과정에서 경찰을 사칭한 행위에 대해서도 "나이가 든 기자 출신에겐 (경찰 사칭은) 사실 굉장히 흔한 일이었다"고 발언했다가 사과한 바 있다. 당시 기자 출신인 김 의원이 취재윤리를 망각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명함을 내밀지 않아도 되고, 사칭을 해도 된다는 식으로 열린공감TV의 취재 행태를 두둔해서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김 의원이 기자로 일하던 한겨레에서는 다 그런 식으로 취재를 했나?” “그렇게 취재를 하니 기레기라는 거다” “김 의원 당신이 그렇게 한 것을 고백하느냐?” “저런 기레기가 청와대 대변인을 했다니?”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열린공감TV 취재물은 '패륜 취재'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김 의원이 열린공감TV 취재의 정당성을 두둔하기 위해 ‘명함을 안 줘도 된다’는 말로 두둔했지만, 과정은 물론이고 내용에서도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양 전 검사측 “거짓말로 주거 칩입해서 94세 어머니가 말을 따라하게 만든 패륜 행위”

양 전 검사 측은 "거짓말로 주거를 침입하고 답변을 유도해 94세의 어머니가 말을 따라 하게 하는 패륜 행위를 취재 원칙이라고 하다니 양심도 없느냐"면서 어머니 A씨의 치매 진단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양 전 검사의 모친은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결과에서 16점이 나왔다.

열린공감TV는 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약간의 인지장애 수준이지 정상적 대화가 어려워 동문서답을 하거나 횡설수설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열린공감TV에서 활동하는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는 양 전 검사의 어머니와의 인터뷰 도중 “취재 목적임을 밝힌 뒤 (경향신문) 명함을 드렸다"고 말했다.  [사진=열린공감TV 캡처]
열린공감TV에서 활동하는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는 양 전 검사의 어머니와의 인터뷰 도중 “취재 목적임을 밝힌 뒤 (경향신문) 명함을 드렸다"고 말했다. [사진=열린공감TV 캡처]

 

김 의원은 "(양 전 검사 측에서) 치매 이야기를 하던데 나도 (열린공감TV) 방송을 봤다. (양 전 검사 모친이) 연세가 있으셔서 듣기 어려운 발음이 있었지만 구사하는 어휘를 들어보면 굉장히 지적인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저히 치매라고 보이지 않았다. (윤 캠프가) 고발하는 행위는 자신들의 곤궁한 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제는 단순한 유튜브 채널이라고 하기에는 열린공감TV의 파급력이 크다는 점이다. 열린공감TV는 지난해 총선부터 정치적 사안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민 후원으로 운영되는 언론사이지만 구독자수는 41만명에 이르고, 문제가 된 양 전 검사 모친 인터뷰 동영상은 조회수가 이미 124만을 넘어섰다. 지난 30일 기준 열린공감TV의 누적 조회수는 5000만을 넘어섰고, 최근에는 경기신문과 연대 취재진을 꾸리기도 했다.

열린공감TV는 “대선후보 검증”이라는 궤변으로 일관

열린공감TV측은 “대선후보급 인사와 그의 부인에 대한 검증 차원의 취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취재에 대해 ‘황색 저널리즘’은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열린공감TV측 김두일 작가는 <미디어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가십성 황색 저널리즘으로 인해서 조회 수를 당기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열린공감TV측의 주장과 달리, 유튜브를 기반으로 하는 보도는 이미 태생 자체가 정파적이다. 따라서 열린공감TV 보도도 그런 부분에서 정치적 동기가 담긴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김 의원은 열린공감TV측의 정치적 동기를 숨기고 열린공감TV를 보호하기 위해 ‘명함을 건네지 않아도 된다’는 궤변을 늘어놓았지만, 여론으로부터 연이은 질타만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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