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이준석 전남 여수 내려간 사이 당사 찾아 입당 선언...왜?
권영세 "오늘 오전에야 입당 선언 위해 당사 오겠다고 연락 와"
이준석 "전혀 불쾌할 게 없다...입당식은 다음주 중에 따로 있을 예정"
"아무리 그래도 당대표 없을 때 일방 통보하듯 진행하는 건 매끄럽지 못해" 지적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남 여수 현장을 방문하느라 자리를 비운 사이 국민의힘 입당을 전격 선언했다. 이를 두고 이 대표가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 간의 입당 관련 논의에서 '패싱'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이 대표 측은 펜앤드마이크에 당 대표가 맞이하는 입당식이 따로 있을 것이라면서 세간의 얘기 대로 불쾌할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고한 대로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1시 50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해 권영세 의원(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윤 전 총장은 권 의원에게 입당 원서를 제출한 뒤 기자회견에서 "처음부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주축이 돼 정권교체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경청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며 "제가 한 달 동안 많은 분들을 만나 뵀더니 불확실성을 없애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윤 전 총장이 전격 입당하는 자리에 이 대표는 없었다. 이 대표는 예정 대로 지방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전남 여수를 찾은 터였다. 당 안팎에선 당 대표가 자리를 비운 사이 윤 전 총장이 당사를 찾아 입당 선언을 하는 그림이라 이 대표 측이 상당히 불쾌한 입장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 대표 측은 이날 펜앤드마이크에 "입당을 설득해 온 윤 전 총장의 '카운터파트'는 권 의원"이라면서 "오늘은 윤 전 총장이 입당 원서를 제출하는 날로 당 대표가 주관하는 입당식은 다음주 중에 따로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입당이 워낙 급하게 이뤄지다보니 자연스레 이런 그림이 나왔을 뿐이라며 전혀 불쾌할 게 없다는 설명이다.   

권 의원도 이날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 자리에서 "오늘 입당식은 (코로나 상황으로) 작은 규모 밖에 되지 못한다"며 "다음주 쯤 지도부 전체가 모인 상황에서 성대한 입당식을 하는 것을 대표께 건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 측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오늘 오전에야 입당 선언을 위해 당사를 찾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부연했다.

윤 전 총장은 전날 밤 내달 2일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대변인실을 통해 이를 즉각 부인했다. 당초 캠프에 몸 담은 신지호, 이학재 전 의원 등이 내달초 입당을 강하게 밀어붙였으나 윤 전 총장을 조언하는 핵심 그룹 대부분이 입당을 늦추라고 직언했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입당 시점을 놓고 윤 전 총장이 계속 갈팡질팡하며 당과의 간극은 물론 결단력 부족 이미지까지 보이자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는 조짐이 일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이날 오전에야 입장을 번복해 조기 입당을 결정했고, 이 대표는 일정을 위해 이미 지방에 내려가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윤 전 총장 측은 권 의원과 이 대표에게 이날 오전 윤 전 총장이 입당할 것이라고 미리 알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치권 인사들은 "윤 전 총장이 오늘 입당하지 않고 다음주 초로 미뤄도 되는 것 아니냐"면서 "꼭 하루이틀 앞당겨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아주 웃기는 모양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방적으로 당에 통보하는 식으로 입당을 속전속결 진행한 데 대해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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