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까지 동원된 잔여백신 신청 전쟁, ‘불공정성’ 논란 격화시켜
매크로까지 동원된 잔여백신 신청 전쟁, ‘불공정성’ 논란 격화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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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여백신은 네이버와 카카오톡에서 당일 예약할 수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잔여백신은 네이버와 카카오톡에서 당일 예약할 수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코로나19 백신 중 안전성과 효율성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모더나 수급 계획이 꼬이면서 50대들의 접종계획은 대부분 ‘화이자’로 변경됐다.

정부 여당은 8월부터는 모더나가 제대로 수급될 거라 공언하지만, 믿지 못하겠다는 여론이 높다. 50대 접종계획이 꼬이면서 40대 이하는 9월에나 접종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4차 대유행의 와중에 위중증 환자의 25%가 2040 세대로 드러나면서, 잔여백신이라도 맞자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잔여백신 예약제도 둘러싼 불신감 고조...‘매크로 예약’과 ‘위탁의료기관 예비명단’이 원인

정부의 백신 접종 계획에서 후순위에 놓인 2040 세대의 불안감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계획대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어렵겠다고 판단한 2040은 ‘예약 전쟁’을 감수하며 잔여 백신 신청에 나서고 있다. 시민들의 과도한 혼란과 불안을 막기 위해 정부가 백신 수급 현황과 계획, 그리고 잔여백신에 대해서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은 접종 예약자가 정해진 일시에 나오지 않아서 폐기되는 백신을 최소화하고, 남는 백신을 일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 5월 말 네이버와 카카오를 통해 잔여백신 예약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연일 신청자가 몰리면서 사실상 이 앱을 통해 접종 예약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 이유는 2가지로 분석된다. ‘매크로 예약’과 ‘위탁의료기관의 예비명단’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불법적인 매크로 예약을 완전히 차단하고,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위탁의료기관 예비명단 제도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톡에서 알림을 받고 예약을 하려고 하면, 이미 예약이 끝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진=양준서 기자]
카카오톡에서 알림을 받고 예약을 하려고 하면, 이미 예약이 끝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진=양준서 기자]

JTBC 보도, “강남서 10만원 내면 매크로 동원해 잔여백신 예약해 줘”...질병청은 200만원 벌금 추진 만지작

네이버나 카카오톡에서 잔여백신 알림이 울리면 잽싸게 광클릭을 하지만 번번이 허탕을 치는 게 현실이다. 번번이 ‘새로고침’을 누르며 ‘당일예약’에 성공하기를 기대하지만, 하늘의 별따기라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지난 28일 JTBC는 번번이 허탕을 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매크로를 이용해 잔여백신을 대신 예약해주는 업자’ 의혹을 보도했다.

특히 자동으로 예약해주는 프로그램인 이른바 '매크로'가 철벽보안으로 알려진 카카오톡까지 뚫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민들의 불만은 폭발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처벌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크로’는 사람이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버튼이 눌러지면서 잔여백신의 예약을 대행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네이버가 이 프로그램을 차단하자, 좀더 고성능의 프로그램이 새로 등장했고, 사용법까지 안내해주는 유튜브도 생겨났다.

아예 돈을 받고 대신 예약해주는 업자까지 등장했다. JTBC에 따르면 마포는 7만원, 강남은 10만원을 내야 하는 등, 경쟁이 심한 곳은 금액이 더 비싸지는 상황이다. 무료로 맞는 백신을 거래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백신 수급 불안이 접종의 공정성도 무너뜨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실정이다. 더욱이 아이디와 비밀번호까지 건네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피싱(전자금융사기) 등의 피해까지 입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청 관계자는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라 위법의 소지가 있다"며 "법률적 검토를 거쳐 처벌 여부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예방접종을 받으면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9일 펜앤마이크에서는 매크로를 이용한 잔여백신 예약 문제를 비롯해, 전반적인 잔여백신 시스템에 대해 취재하기 위해 질병청 관계자와 통화를 했다.

기자가 질병청 관계자와 통화해보니...잔여백신 접종자수 20일 만에 6배 늘어

기자의 첫 번째 질문은 ‘전날 기준 잔여백신 접종자 수는 몇 명인가’였다. 29일 0시 기준 신규 1차 접종자는 477,853명이었다. 잔여백신 신청자는 신규 1차 접종자에 해당되기 때문에, 전체 신규 1차 접종자 중에서 잔여백신 접종자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전날 위탁의료기관의 예비명단과 모바일앱 예약을 통해 '잔여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은 6만4천975명이었다. 위탁의료기관의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린 접종자는 4만5천510명이고, 모바일앱을 통한 당일접종예약자는 1만9천465명이었다.

지난 10일 뉴시스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하루 예비 명단과 모바일 앱을 통해 잔여 백신을 맞은 사람은 8218명이다. 위탁의료기관의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린 접종자 5915명이고, 네이버·카카오앱을 통한 당일접종예약자는 2303명이다”로 되어 있다. 20여일 만에 잔여백신 접종자수가 6배 가까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1일부터 위탁의료기관은 ‘예약이 돼 있는 경우 예약자 수와 관계없이 바이알을 개봉하는 것’으로 접종 시스템이 변경됐다. 매일 마지막으로 여는 바이알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백신 잔여량은 SNS 당일 신속 예약 서비스에 등록해 접종을 할 수 있다.

잔여 백신의 폐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55세~59세 접종이 시작된 이후 이달 초에 비해 잔여백신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분석되는 지점이다.

위탁의료기관 예비명단 4만5천 510명을 둘러싼 ‘꼼수 접종’ 가능성 차단해야

여기서 문제는 ‘위탁의료기관의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린 접종자가 4만5천510명’이라는 부분이다. 모바일앱을 통한 당일접종예약자가 1만9천465명이라는 점과는 크게 대비되는 부분이다. 이에 펜앤드마이크에서는 질병청의 관계자에게 ‘위탁의료기관의 예비명단에는 누가 등록되는지’를 질문했다. 관련 보도자료를 참고하면, 예방접종센터를 기준할 경우 ‘기관 내 근무자, 당일 센터 예방접종지원 인력’ 등이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주위에서 “아는 병원의 의사한테 부탁해서 따로 접종했다”라는 경험담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질병청 관계자에게 이 부분 역시 질문했다. “이렇게 운영되는 예비명단이 일종의 꼼수가 아닌지? 제대로 잘 관리되고 있는지”를 질문한 것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체 예비명단은 해당 의료기관에서 진료받는 만성질환자, 60세 이상 우선”이라는 답을 알려왔다. 하지만 이 부분이 ‘제대로 관리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60세 이상 대상자는 이미 백신 접종이 완료된 상황이기 때문에, ‘해당 의료기관에서 개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모바일 잔여백신 예약 시스템에서 일반 시민이 성공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는 불만이 제기된다. 지난 6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의료기관의 잔여 백신이 없음을 보여주는 휴대전화 화면. [사진=연합뉴스]
모바일 잔여백신 예약 시스템에서 일반 시민이 성공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는 불만이 제기된다. 지난 6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의료기관의 잔여 백신이 없음을 보여주는 휴대전화 화면. [사진=연합뉴스]

백신접종 공정성 강화하려면, 모바일 앱을 이용한 당일접종예약자가 예비명단 접종자보다 많아야

정부 방역당국은 지난 1일 ‘3분기 잔여백신도 네이버·카카오 당일 예약이 우선’이라고 발표했다. 연합뉴스의 1일자 보도에 따르면 “SNS 당일 신속 예약으로 접종을 했는데도 잔여량이 생기면 의료기관 자체 예비명단(해당 의료기관 진료를 받는 만성질환자 우선)을 활용해 접종한다”로 되어 있다.

네이버·카카오 당일 예약이 우선이라면 위에 발표된 29일자 자료에서 숫자가 뒤바뀌어야 정상이다. 네이버·카카오앱을 통한 당일접종예약자가 4만5천510명, 위탁의료기관의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린 접종자가 1만9천465명으로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위탁의료기관의 예비명단이라는 애매모호한 특권은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잔여백신 문제를 보다 투명하고 정확하게 진행해야, 시민들의 불만과 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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