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동포 구출 의지를 밝힌 이승만 대통령의 담화문에 대해 ‘공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며 거부

부산 생명수 교회는 부산교통공사로부터 지하철 광고 게재 불가 판정을 받은 뒤 SNS 상에서 북한동포 구출 챌린지를 시작하기로 했따.
부산 생명수 교회는 부산교통공사로부터 지하철 광고 게재 불가 판정을 받은 뒤 SNS 상에서 북한동포 구출 챌린지를 시작하기로 했따.

부산교통공사(사장 이종국)가 최근 “북한동포들이여 희망을 버리지 마시오”라는 이승만 대통령의 담화문을 담은 광고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게재를 거부해 물의를 빚고 있다.

부산 생명수 교회는 정전협정 68주년을 맞아 오는 27일부터 2주간 부산 시내 지하철 역사에 북한동포 구출의 염원을 담은 광고를 게재하려고 했다. 광고문에는 “북한 동포들이여 희망을 버리지 마시오”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이는 지난 1953년 8월 10일 이승만 대통령이 정전협정 체결로 인해 공산 압제 속에 놓인 ‘불쌍한’ 북한동포들을 향해 “동포여, 희망을 버리지 마시오. 우리는 여러분을 잊지 않을 것이며 모른 체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한국민족의 기본 목표, 북쪽에 있는 우리 강토와 동포를 다시 찾고 구해내자는 목표는 계속 남아 있으며 결국 달성되고야 말 것입니다”고 한 담화문에서 따왔다. 이승만 대통령의 약속을 상기하며, 정전협정 체결 이후 공산주의 치하에서 68년 동안 억압과 고통을 받는 북한동포들을 반드시 구출해내자는 의지를 밝힌 공익성 광고문이었다.

그러나 이 광고를 심의한 부산교통공사는 지난 23일 최종적으로 광고 게재 보류 판단을 내렸다고 통보해왔다. 부산 생명수 교회 관계자는 “광고에 정치적 성향이 드러나서 (게재가) 불가하다고 들었다”며 “(광고에) 반대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성향인 것이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8.15 광복절을 맞아 전국 지하철 역사에 애국적 내용의 광고물을 부착하려고 했으나 오직 부산시교통공사만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26일 펜앤드마이크와의 전화통화에서 “광고 게시 이전에 체크리스트를 통해 광고가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며 “그 제한 기준 가운데 첫째, 특정 이념이나 종교를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비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가 둘째, 공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가 항목이 있는데 이 두 기준을 모두 위반해서 승인을 해주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만 대통령의 발언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것인지, 아니면 ‘북한동포’라는 단어가 ‘정치적’인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광고 시안에 남한과 북한과 모두 그려진 있는 위성사진과 ‘북한동포’라는 단어가 나온 것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즉 ‘북한동포를 구출하자’는 발언이 부산교통공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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