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사진=연합뉴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를 옹호하고 나섰다. 당대표의 의견에 각을 세우지 말라는 것인데, 바로 이 대표의 '경선 정시 출발론'에 힘을 실은 셈이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정당의 구성원이 사적 인연을 앞세워 공적 책무를 망각 하는 것은 올바른 정당인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당 대표를 분별없이 흔드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서 '정당 구성원'이란 정진석·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사적 인연'이란 '윤석열 前 검찰총장과의 인연'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과 권 의원이 윤석열 전 총장의 입장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당내 단일화 경선'을 주장하는 이준석 당대표의 입장과 충돌하면서 발생한 잡음에 대해 홍 의원이 지적한 것.

23일, 정진석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당 중진회의를 마친후 만난 기자들에게 "윤 전 총장은 1년 넘는 시간을 대여투쟁의 선봉에서 뛴 사람인데, 우리가 보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준석 당대표도 "흔들림 없이 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 역시 최고위원 긴급간담회를 마친 후 만난 기자들에게 "당내에서부터 훌륭한 후보를 만들고, 공정한 단일화 과정에 의해 선거를 치르면 우리는 이길 수 있다"라고 반박했다. 그의 발언의 요지는 곧 '장외 주자'보다는 '당 경선'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이같은 일련의 행태에 대해 홍준표 의원은 이날 "지난 5년 전, 박근혜 前 대통령 탄핵때도 갈팡질팡 똑같은 현상이 있었다"라며 "다소 미흡하더라도 모두 한마음으로 당대표를 도와 정권 탈환에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홍 의원이 '경선 버스 정시 출발론'을 내세우는 이준석 당대표의 의견에 힘을 싣는 이유는 무엇일까. 홍 의원은 이미 대선에 출마했던 이력이 있던데다 당대표도 역임했던 만큼 당내 유력 대권 주자로도 거론되는 인물이다. 당 외부에 머물고 있지만, 지난 4개월 동안 더불어민주당 유력 인사들과 상당한 격차로 뛰어넘은 윤 전 총장과의 경선은 부담스럽게 느낄 수도 있다.

이같은 심리가 작용한 듯, 홍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문재인 정권의)적폐 수사로 승승장구 하시던 분이 지금 와서 그 사건 판결을 두고 정통성 없는 정부라며 문 정권을 비난하는 것은 참 어이없는 일"이라며 견제구를 날린 상태다.

한편,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오는 9월 중순 경 시작된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불과 60일로, 입당 이후 실무 정리 등을 감안하면 윤 총장으로서는 약 50일가량 남은 셈이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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