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에 대해 '날려버리겠다(blow up)'
"그래, 우리는 두 번째 임기에 하고 말거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 과정에서 한미동맹을 끝장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미동맹에 대해 '날려버리겠다(blow up)'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재선만 하면 한미동맹은 물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까지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캐럴 리어닉, 필립 러커 WP 기자의 새 저서 '나 홀로 고칠 수 있어 : 도널드 트럼프의 재앙적 마지막 해' 내용을 소개하는 중에 이 같은 일화를 공개했다. 트럼프 집권 마지막 해를 집중 조명하는 이 책은 미 전역을 휩쓸었던 코로나19 대유행에 미 정부가 대응한 과정과 대선 당일 분위기, 이후 대선 불복 등 상황을 담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공개 석상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탈퇴하고 한국과의 동맹을 날려버리겠다고 발언했다.
일부 참모들이 대선 전에 이들과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은 정치적으로 위험하다고 직언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래, 두 번째 임기에. 우리는 두 번째 임기에 이를 할 거야"라고 말했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동맹인 나토나 한국과의 관계에 왜 이다지 부정적인지에 대해선 설명하진 않았다.
한편 이 책은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민주당을 응원하고 있었다는 점을 폭로하기도 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국가 안보 강화 면에서 더욱 진지하고 안정적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변에 밝혔다. 에스퍼 전 장관은 과거 미 상원의원의 참모일 적에 상원의원으로 워싱턴에 줄곧 있었던 바이든 대통령 등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토니 블링컨 현 국무장관과도 관계 분야에서 함께 일한 적 있다.
이미 에스퍼 전 장관은 인종차별 항의 시위 진압을 위한 군 병력의 투입 문제 등을 놓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계가 악화된 상태였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대선 당일 밤 퇴역군인인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고 "당신은 이 공화국의 안정성을 상징한다"는 식의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헌법에 충성해야 한다면서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상기시킨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움직임에 군도 우려를 갖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그는 밀리 합참의장에게 "국방부에는 4류의 사람들이 있다. 또 백악관에는 5류의 사람들이 있다"며 "당신은 완전히 무능한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다. 참고 버텨라"라고 조언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