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김정은 총비서의 변덕에 대응할 부처가 없다는 메시지를 북한정권에 전달할 수 있을 것”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통일부 폐지 필요성을 제기하자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과 탈북민들이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9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단순하게 통일하지 말자고 하는 게 아니라 외교와 통일의 업무가 분리돼 있는 게 비효율일 수 있다”며 “여가부나 통일부는 좀 없애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통일부 폐지와 관련한 이 대표의 발언이 ‘국민의힘’ 당론인지 묻고 싶다며, 당론이라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발끈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9일 RFA에 "통일부 폐지는 좋은 생각인 것 같다"며 외교부와 정보기관의 업무가 중복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통일부가 존재해야 한다면 그 “유일한 이유는 통일 과정에 대한 세부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통일부는 다양한 통일 방법과 과정이 어떻게 전개될지 발전시키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며 통일을 촉진하기 위한 계획과 정책을 수립하고 준비하는 조직은 외교정책이나 정보기능을 수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KEI)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도 RFA에 통일부와 외교부의 역할과 관련해 상호 갈등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통일부의 완전 폐지는 다소 지나친 것 같지만 외교부와 통일부가 공동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RFA에 이준석 대표의 통일부 폐지 제안은 “통일부에 경종을 울릴 수도 있다”며 “더 이상 김정은 총비서의 변덕에 대응할 부처가 없다는 메시지를 북한정권에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탈북민 인권단체 노체인의 정광일 대표는 RFA에 “문재인 정부의 통일부는 폐지해야 된다”며 “현 통일부가 오히려 표현의 자유, 외부정보 유입, 북한주민들의 민주화 등을 방해하고 통일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특히 "통일부가 지금은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 같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만든 대북전단금지법을 옹호한다며 북한주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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