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전 세계 ‘언론 약탈자’ 37인 공개...시진핑, 캐리 람 포함돼
“캐리 람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의 꼭두각시...시진핑의 약탈적 언론 정책 공공연히 지지”
"시진핑은 언론인 핸드폰에 강제로 앱을 깔게 해 감시...공산당에 맞추지 않으면 고문당해 사망하기도"

국경없는 기자회는 5일(현지시간) 전 세계 언론 탄압 지도자인 '언론 자유 약탈자' 37명의 명단을 발표했다(홈 페이지 캡처).
국경없는 기자회는 5일(현지시간) 전 세계 언론 탄압 지도자인 '언론 자유 약탈자' 37명의 명단을 발표했다(홈 페이지 캡처).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는 5일(현지시간)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인 김정은을 언론의 자유를 약탈하는 국가 지도자 37명 중의 한 명으로 지목했다. 단체는 김정은이 전체주의 감시 체제와 대규모 선전선동(프로파간다), 그리고 사형을 통해 언론의 자유를 짓밟으며 언론을 당과 군대 그리고 자신의 선전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경없는 기자회(RSF: Reporters without borders)는 이날 “언론의 자유 포식자” 즉 “대대적으로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는 국가 지도자 37명의 명단과 사진, 구체적인 언론탄압 내용을 공개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김정은은 북한 독재자 김정일의 막내아들이자 후계자로서 권력의 기반을 감시와 탄압, 검열과 프라파간다에 두는 전체주의 정치제체의 최고 지도자”라며 “언론의 자유를 명시한 북한의 헌법 67조를 끊임없이 짓밟으며 미디어를 당과 군대 그리고 자신을 찬양하는 내용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제한한다”고 꼬집었다. 단체는 김정은에 대해 1984년 1월 8일생으로 지난 2011년 12월 17일 이래 북한의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올랐으며, 집권 직후부터 약탈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전 세계로부터 완전히 고립되기를 원하는 북한정권의 열망의 결과로 언론인들은 체포되고, 추방되며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져 죽임을 당한다”고 했다.

단체는 “북한 방문이 허락된 소수의 외국인 기자들은 북한의 평범한 주민들과 대화가 금지됐으며 북한관리들이 매번 따라붙었다”며 “그 결과 북한은 전 세계에서 기자들이 가장 덜 방문한 목적지 중의 한 곳이 되었다”고 했다.

이어 “북한주민들이 합법적으로 접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북한정권의 선전선동 대변자인 조선중앙통신(KCNA)이 제공하는 뉴스뿐”이라며 “해외로부터 밀수한 정보를 시청하면 정치범수용소에 평생 동안 수감될 수 있으며, 많은 정보를 수입하다 발각된 사람은 사형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외국인 기자들은 북한정권이 ‘선호하는 표적(favourite targets)’이라고 강조했다.

단체는 “북한주재 외국 언론사는 면밀히 감시당하고 독립적인 보도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북한에 들어가려는 외국인 언론인들은 북한정권의 괴롭힘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실례로 영국의 언론가인 BBC의 루퍼트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2016년 5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체제를 공격”하고 “비객관적인 보토행태”를 보였다는 이유로 체포 및 추방됐다. 2017년 한국의 언론인 네 명은 북한정권을 비판한 책에 대해 긍정적인 언급을 했다는 이유로 북한법정에서 궐석재판으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북한은 지난 4월 국경없는 기자회의 ‘2021년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서 평가 대상인 180개국 가운데 179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는 최하위를 차지했다.

2016년 이후 5년 만에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언론의 자유 포식자” 명단에는 김정은을 비롯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 최고사령관, 뱌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등이 포함됐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와 홍콩의 캐리 람 행정장관 등도 이번에 새롭게 명단에 올랐다. 단체는 캐리 람 행정장관에 대해 “2017년 이래 홍콩 특별자치구의 장관인 람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의 꼭두각시임을 증명하고 있다”며 “또한 그는 미디어에 대한 시진핑의 약탈적 정책들을 공공연히 지지하며 지난 6월 24일 독립 신문사인 빈과일보의 폐간과 편집국장의 수감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신기술 사용에 의존해 검열과 선전선동 그리고 감시체제에 근간한 사회적 모델을 부과하고 있다”며 “중국의 사이버공간관리국(CAC: The Cyberspace Administration of China)는 시진핑의 개인적 관리 아래 있으며 중국의 100억 인터넷 사용자들이 독립적인 정보를 자유롭게 받고 전달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영 언론은 중국 공산당의 지도를 따라야할 뿐만 아니라 ‘공산당의 의지를 반영하며 공산당의 권위와 단결을 지켜야’ 한다”며 2019년 이래 중국의 언론인들은 ‘시진핑, 강대국을 배우자(Study Xi, Power Country)’ 앱을 강제적으로 깔아야만 한다. 중국 공산당 정권을 이를 통해 언론인들의 충성심을 시험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핸드폰을 감시한다고 단체는 설명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시진핑의 중국은 2021년 115명 이상의 언론의 자유 옹호자들을 구금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라며 “그들은 종종 생명이 위험한 상태”라고 했다. 단체는 “중국 공산당 정권의 서사에 맞추지 않는 기자들은 ‘지정된 장소에서의 주거 감시(RSDL: Residential Surveillance at a Designated Location)’ 즉 중국의 ‘검은 감옥’ 중 한 것에 수감된다”며 “수감자들은 그들의 권리를 박탈당하고 고문의 위험에 직면한다”고 했다. 실례로 티베트에 대해 보도했던 국촉 진파는 2021년 2월 감옥에서의 고문으로 사망했다. 국경없는 기자회의 언론의 자유상을 수상한 리우 시아보와 정치 논평가 양통얀도 마찬가지 이유로 2017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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