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함대, 참가국에 한국 명기하며 참여 요청
한국 "참가할 계획 없다" 통보
한-러 관계 심화 꾀하는 文정부, 러시아 반발 의식한듯

한국이 미국의 흑해 연합훈련 초청을 거절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흑해 연합훈련에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다. 한국이 한-러 관계를 고려해 미국의 이 같은 초청을 거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23일 군 당국에 따르면 미국은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해군과 주관하는 다국적 연합해상훈련에 한국을 초청했다. 

그러나 한국 국방부와 해군은 오는 28일부터 내달 10일까지 흑해에서 열리는 다국적 연합해상훈련 '시 브리즈'(Sea Breeze 21)에 참가할 계획이 없다고 통보했다.

흑해 연합훈련은 32개국에서 병력 5천여명, 함정 32척, 항공기 40대가 동원되며 상륙작전, 육상 기동전, 수중침투 작전, 대잠수함전, 수색·구조 작전 등으로 진행된다. 이번 참가 전력 규모는 역대 최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 6함대사령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공식 발표 자료에서 한국을 참가국으로 명기해두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국방부와 해군이 전혀 참가할 의향이 없다며 미국의 초청을 거절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옵서버(참관) 자격으로도 참여한 적이 없다"며 "우리 군은 훈련에 초청받은 바 있으나, 해당 연합훈련에 참가 및 참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흑해로 함정을 보낼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거절 사유 중 하나지만 무엇보다 한-러 관계를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러 관계 심화를 꾀하는 문재인 정부가 미국 주도의 흑해 연합훈련에 반발하는 러시아를 의식한 결과라는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 해군 6함대사령부가 1997년부터 주도하는 이 훈련에 대해 흑해에서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한다. 실제 러시아는 미국 주도의 훈련에 '국가 안보를 위해 대응할 것'이란 입장을 표명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뒤로 인근 해상에서 진행되는 미국과 나토군의 연합훈련에 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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