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원장, 18일 국회에서 "조만간 제 생각 정리하겠다"
소식통 "결심 굳혔고 7월초에 나설 것...부인이 공관 정리하기 시작"
국민의힘 경선 일정 감안하면 7월에는 정치에 본격 뛰어들어야

최재형 감사원장이 내달초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최 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여당의원들로부터 대선 출마 관련 질문을 받고 "조만간 제 생각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펜앤드마이크가 19일 복수의 소식통으로부터 확인한 바에 따르면 최 원장은 대선 출마를 결심했으며 이번달 내로 감사원장직에서 물러난다. A씨는 "최 원장이 결심을 굳혔고 7월초에 나설 것"이라며 "부인이 공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전날 국회 법사위에서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대선 출마설이 계속 나오는데 적절한 얘기인가? 임기직에 계신 분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최 원장은 "정치적 중립성, 직무 독립성은 감사원 업무의 요체"라면서 "최근 저의 거취, '다른 역할 해야하지 않느냐'는 등의 언론이나 정치권의 억측이 있는 것 잘 알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제가 제 생각을 정리해서 조만간 (밝히겠다)"고 답했다.

최 원장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이 '대선 출마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성토하는데도 끝까지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았다. 소병철 의원이 "최 원장님은 법조에서 존경받는 딸깍발이 같은 법조인이라고 생각했다"며 "판·검사들이 지지도 조금 나온다고 대선에 출마한다니, 대체 우리나라가 어디로 가는 거냐"고 하자 최 원장은 "소 의원이 염려하는 그런 상황을 제가 왜 모르겠느냐"며 "그런 점도 깊이 숙고하면서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A씨는 본지에 "최 원장이 주변에서 부추긴다고 혹할 성격은 아니다"라며 "숙고한 결과 지금 대한민국이 위기라고 판단했고, 본인이 역할을 할 수 있을 때 가만히 있으면 후회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듯 하다"고 말했다. 

B씨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원로로서 출마를 설득하신 정도이지 비중있는 역할을 하고 계시는 건 아니다"며 "조대환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조직 구성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조 전 수석 뿐 아니라 전현직 국회의원들과 정치권 내부 매커니즘에 매우 밝은 몇몇 대학교수들이 자청해서 각자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며 "최 원장은 아주 조금이라도 현직에서 이런 일을 도모할 사람이 아니다. 나설 것이라면 공직에서 지체없이 물러나 정치를 시작하는 게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이 결단을 내린 만큼 조만간 사표를 내고 정치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원장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까지로 대선에 출마하려면 공직선거법상 대선 90일 전인 12월 9일 이전에는 사퇴해야 한다. 11월까지 후보를 뽑도록 되어 있는 국민의힘 경선 일정을 감안하면 7월에는 정치에 본격 뛰어들어야 한다.

최 원장은 현 정권의 핍박 가운데서도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을 감사했다. 김오수 당시 전 법무차관을 감사위원으로 제청하라는 청와대의 수 차례 요구를 거부하기도 했다. 감사위원이 되지 못 한 김 전 차관은 최근 검찰총장이 됐고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는 탈원전 감사를 주도한 최 원장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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