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속도전’ 펴는 문재인 정부, 7월 ‘대규모 접종 오류’ 예방책엔 무관심
백신 접종 ‘속도전’ 펴는 문재인 정부, 7월 ‘대규모 접종 오류’ 예방책엔 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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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광주 북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보건소 의료진이 접종 중간에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의료진들의 수고에 힘입어 15일 오후 2시30분 기준 1차 접종자가 누적 1천300만497명을 기록, 정부가 정한 상반기 접종 목표 1천300만명 접종을 보름 앞당겨 달성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무관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 오전 광주 북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보건소 의료진이 접종 중간에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의료진들의 수고에 힘입어 15일 오후 2시30분 기준 1차 접종자가 누적 1천300만497명을 기록, 정부가 정한 상반기 접종 목표 1천300만명 접종을 보름 앞당겨 달성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무관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7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실시되고 백신 종류도 다양해짐에 따라, ‘대규모 접종 오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보건당국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백신 지각생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접종 속도전’에만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15일 0시 기준,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자는 1321만9207명으로, 전체 인구(작년 12월 기준 5134만9116명)의 25.7%에 해당한다. 6월 말까지 1300만명을 접종하겠다던 방역 당국의 당초 계획에서 보름이나 앞당겨진 결과다. 이 추세대로라면 6월말까지 1400만명 접종은 무난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7월부터 백신 종류 및 접종 대상 다양해지면서 접종 오류 가능성 커져...정부는 접종 오류 ‘예방 대책’ 없이 속도전만 강조

하지만 접종률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만큼, 오접종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용량을 잘못 투여하거나 심지어 예약한 것과 다른 백신을 주사한 경우도 발생했다. 대부분 의료진의 실수에서 비롯된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백신 접종 대상과 백신 종류가 단순해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위탁의료기관의 경우, 6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아스트라제네카(AZ)와 30세 이상 예비군 등에 대한 얀센 백신만 접종하면 됐다.

지난 15일 오전 광주 북구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보건소 의료진이 75세 이상 일반인 대상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위탁의료기관에서도 화이자 접종이 가능해져 안전 대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오전 광주 북구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보건소 의료진이 75세 이상 일반인 대상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위탁의료기관에서도 화이자 접종이 가능해져 안전 대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7월부터 사실상 전 인구를 대상으로 한 백신접종이 본격화되고 백신 종류도 많아진다. 백신 종류에 따라 접종 대상 및 접종 용량을 혼돈할 경우, 치명적인 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접종 속도전에만 주력하고 있을 뿐이다. 일선 위탁의료기관의 의료진들이 접종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높아진데 따른 사전예방 대책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다음 달부터 AZ,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 등으로 접종 백신 종류 많아져...접종 대상 및 접종 용량 대혼선 우려돼

다음달부터는 18~59세 일반인을 대상으로 접종이 확대되는 만큼, 접종 현장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대두되는 실정이다. 현재 위탁의료기관에선 아스트라제네카(AZ)와 얀센 백신만 접종하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접종 대상이 크게 확대되고 백신 종류도 늘어난다.

화이자 백신도 위탁의료기관에서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에는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까지 추가로 들어온다. 백신마다 병당 접종하는 인원 수나 1인당 접종 용량이 다르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혼란이 불가피하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13일 0시 기준 1‧2차 접종 건수 1479만건 가운데 접종 오류가 105건 발생했다. 지난 2월26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뒤 100 여일 동안 하루에 약 1건씩 오접종이 발생한 셈이다.

30살 미만에게 AZ 백신 접종 등, 접종 대상자 오류가 전체의 95.7% 차지

유형별로 보면, 30살 미만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는 등 접종 대상자가 잘못된 오접종이 90건(95.7%)으로 가장 많았다. 맞아야 할 시기보다 빨리 접종하는 등 시기 오류가 10건(9.5%), 접종 용량을 지키지 않은 사례가 5건(4.8%)이었다.

접종 대상자를 잘못 판단한 대다수 사례는 생년월일을 계산하거나 만 연령을 계산할 때 빚어진 착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992년 1월1일 이후 출생자에게는 접종하지 않도록 돼 있다.

방역당국은 오접종 사례의 대부분은 의료진의 실수나 자의적 판단으로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백신을 과다 투여한 병원에선 한 병에 들어 있는 양을 모두 사용하는 일반적인 주사와 헷갈렸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4일 인천 남동구의 한 병원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정량(0.5㎖)의 절반 정도만 투여했다. 11일 전북 부안군 병원에선 얀센 백신을 정량(0.5㎖)보다 5배나 주사한 사례도 있다. 같은 날 경남 진주의 한 병원에서는 얀센 백신 접종 대상자에게 AZ 백신을 잘못 맞히기도 했다. 지난달에도 통증 완화 주사를 맞으러 온 중학생, 접종 연령 제한 대상자인 30세 미만에게 AZ 백신을 맞힌 일이 있었다.

AZ 백신을 정량의 반만 주사한 병원에선 만성질환자의 경우 그게 더 효과적이라고 의사가 자의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AZ 백신 임상시험 중 1차 때 절반, 2차 때 정량을 투여했더니 면역 효과가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의료계에서는 ‘해당 연구 결과의 결과치가 백신의 용량 때문인지, 접종 간격 때문인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료기관이 자의적 판단에 따라 정량 접종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방역당국은 자의적 판단을 내린 의료기관의 잔여 백신을 모두 회수하고, 접종 업무를 중지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온라인 교육 이수한 의료진이면 코로나 백신 접종 가능...오접종의 대다수가 의료진 실수 탓

의료계에서는 오접종의 대다수가 의료진의 실수 탓이라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접종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추진단이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을 이수한 의료진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평소 백신 주사 경험이 많지 않은 병·의원에서는 또 오접종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접종 과정 중 흔히 발생하는 실수들을 유형별로 알려주고, 각각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행히 지금까지 오접종 피해자들 가운데 심각한 이상 징후가 나타난 경우는 없다. 방역당국은 특히 과량을 투여받은 접종자의 경우 발열이나 혈전 발생 등의 이상반응이 생기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접종 신뢰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집단면역 달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30세 미만 경찰·소방 등 사회필수인력과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1∼2학년) 교사 및 돌봄인력 등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예방접종센터에서 경찰관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에 앞서 예진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세 미만 경찰·소방 등 사회필수인력과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1∼2학년) 교사 및 돌봄인력 등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예방접종센터에서 경찰관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에 앞서 예진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은경 단장, “오접종 방지 위한 긴급안내 실시, 피해자는 선보상 후 구상권 청구”

정은경 추진단장은 지난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접종 오류는 대부분 접종 과정에서 의료기관 부주의로 발생한 것으로,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오접종 방지를 위한 긴급 안내했다”고 말했다. 위탁의료기관 등에서 접수‧예진‧접종 때 접종 대상자와 백신의 종류, 접종 용량을 단계별로 확인해 접종하도록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정 추진단장은 이어 “오접종 발생 시에는 (위탁의료기관은) 즉시 보건소로 신고하고, 보건소는 경위 조사를 통해 조처를 시행할 예정”이라며 “이상반응이 우려되는 경우는 접종 대상자에게 건강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오접종 재발 우려가 있거나 접종 위탁을 지속하기 어려울 경우엔 위탁 계약을 해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관의 과실 때문에 오접종 뒤 인과성이 있는 이상반응이 생기면 국가가 선보상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추진단장은 “국가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서 의료기관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체계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우주 고대 교수, “속도전만 강조말고 접종과정 전반을 점검해야”

이 밖에도 추진단은 대한의사협회와 개원의 등 의료계가 참여하는 ‘안전접종 민관대책협의회(가칭)’을 구성해 오접종 최소화를 위한 실행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위탁의료기관별로 접종하는 백신의 종류를 제한하거나, 백신별로 개인식별 표시 부착, 동선 분리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의회는 오접종에 대한 유형을 분석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오접종 사례가 발생하면 민관합동조사를 시행하는 등의 대책을 협의해 진행하기로 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여러 종류의 백신이 한꺼번에 접종되는 일은 지금까지 한번도 시행된 적이 없다. 방역당국이나 일선 의료현장에서도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더 이상의 오접종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높다.

추진단의 하진 접종시행2팀장은 "접종 현장에서 헷갈릴 수 있으니 백신 종류별로 냉장고도 구분해서 보관하고, 병에 별도로 표시해 놓는 방법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지침 배포에 그치지 말고, 직접 현장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국이 속도전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지역별로 유통 콜드체인부터 접종 과정 전반을 점검해 더 이상 오류가 발생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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