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과 영토 분쟁 겪고 있는 ASEAN 국가들 포섭할 목적의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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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 노부오(岸信夫·62) 일본 방위상(왼쪽)과 웨이펑허(魏鳳和·67) 중국 국방부 장관(오른쪽).(사진=로이터)

일본이 공식 외교 석상에서 ‘대만(臺灣)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을 강하게 견제했다. 일본은 최근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포섭하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대중(對中) 전략을 관철시키기 위해 미국과 적극 협력하는 모양새다.

16일(현지시간) 화상 온라인 회의 형식으로 이뤄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방장관 회담에서 기시 노부오(岸信夫·62) 일본 방위상이 ‘대만 문제’를 거론하며 “대만해협(臺灣海峽)의 평화와 안정은 지역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시 방위상은 ‘중국’을 콕 집어 말하며 중국 해경을 준(準)군사조직으로 승격시키는 내용으로 지난 2월부터 시행 중인 중국 해경법(海警法)이 국제법상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관계 국가들의 정당한 권익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기시 방위상의 해당 발언을 웨이펑허(魏鳳和·67) 중국 국방부 장관은 기시 방위상을 비춘 화면을 바라보지도 못한 채 묵묵히 듣고 있었다고 한다.

기시 방위상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중국과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ASEAN 국가들을 향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브루나이·인도네시아 등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국가들을 포섭하면서 중국이 추구하는 지역 패권(覇權)을 견제할 목적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10년 시작된 ASEAN 국방장관 회담은 올해로 8회차를 맞는다. 이번 회담에는 ASEAN 10개국 및 미국·중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인도·한국 등 총 18개국이 참석했다.

한편, 기시 방위상의 발언에 대해 중국 측 매체들은 웨이 장관이 “대만이나 홍콩, 남중국해 등의 문제에 있어서 핵심적 이익을 지키겠다는 결의와 의사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응수했다고 전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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