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최우선 과제는 '집값 안정을 위한 공급 확대'"
결국 입지 양호한 곳에 택지부터 마련하는 게 급선무
대규모 택지 확보 현실적으로 불가...갖가지 방안만 요란스레 쏟아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시장이 질릴 정도'로 공급을 쏟아내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민주당 내부는 송 대표의 종부세·양도세 등 부동산 세금 완화 시도에 대해선 거세게 반발하지만 주택 공급 폭탄에 대해서만큼은 폭넓은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최우선 과제로 '집값 안정을 위한 공급 확대'를 꼽았다. 그는 "국토교통위를 중심으로 공급대책특위를 만들어 강력한 공급대책이 좀 더 빠르게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정부와 민주당은 추가 부지를 발굴해 폭탄에 가까운 과감한 공급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세금을 때려도 집값이 잘 잡히지 않는다"며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상승세를 우려했다. 내년 3월 대선에서 부동산 민심이 대형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뒤늦게나마 공급 대책을 총동원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집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부동산원 주택 가격 시계열에 따르면 전국 집값은 21개월째, 서울 집값은 53주째 상승 중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송 대표의 부동산 세제 완화엔 거세게 반발하지만 공급 대책에는 이견이 없다는 반응이다.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용산 미군기지 반환 부지 300만㎡ 가운데 20%인 60만㎡를 고밀 개발해 8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자고 제안했다. 박주민 의원도 세제 완화나 대출 규제 완화 대신 파격적인 공급대책을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의원은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에 합치고, 김포공항 부지에 20만 가구를 공급하자고 제안했다.

결국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선 입지가 양호한 곳에 택지부터 마련하는 게 급선무이다. 정부는 이미 몇차례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서 공급 계획을 내놓았지만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서울 내 대규모 택지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어 시장 안정에 실패했다. 

그린벨트 해제, 용산기지 택지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서부터미널과 양재 화물터미널 등 도심 터미널 지하화, 김포공항-성남 서울비행장-수원비행장 통폐합이전 등이 거론된다.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리모델링과 3기 신도시 자족 시설 용지 용적률 상향과 복합 개발 등도 민주당 내에서 언급된 상태다.

향후 송 대표가 서울 내 택지를 얼마나 긁어모아 공급대책을 밀어붙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