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당 전원회의 주재...특히 식량난 직접 언급
“지난해 태풍 피해로 알곡 생산계획 미달...인민들 식량 형편 긴장”

북한이 지난 1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를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국제 정세에 맞는 국가적인 중대 사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회의를 주재하며 오른손을 펼쳐 보이고 있다. 책상에는 각종 자료가 펼쳐져 있는 모습이다.(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를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국제 정세에 맞는 국가적인 중대 사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회의를 주재하며 오른손을 펼쳐 보이고 있다. 책상에는 각종 자료가 펼쳐져 있는 모습이다.(연합뉴스)

김정은 총비서(국무위원장)가 15일 노동당 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식량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올해 ‘전당적, 전국가적 힘’을 농사에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 최근 한 달 만에 공개 석상에 나타난 김정은은 급격하게 살이 빠진 모습으로 이날 회의를 주재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140kg에 달하는 체중을 약 20kg 감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가 6월 15일에 열렸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이날 회의에서 식량난과 코로나19 대응, 반사회주의 극복 등을 언급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현재 우리 앞에 가로놓인 여러 가지 애로와 난관으로 인해 국가 계획과 정책적 과업들을 수행하는 과정에 일련의 편향들도 산생됐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태풍 피해로 알곡 생산계획을 미달한 것으로 해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며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정은은 “농사를 잘 짓는 것은 현 시기 인민에게 안정된 생활을 제공하고 사회주의 건설을 성과적으로 다그치기 위해 우리 당과 국가가 최중대시하고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전투적 과업”이라며 “지난해 농사 교훈과 올해의 불리한 조건으로부터 전당적, 전 국가적 힘을 농사에 총집중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비상 방역상황의 장기화는 인민들의 식의주를 보장하기 위한 투쟁의 장기화”라며 “경제지도기관들이 비상방역이라는 불리한 환경 속에서 그에 맞게 경제사업을 치밀하게 조직”하라고 명령했다.

또한 “우리 식 사회주의의 전도와 인민들의 운명이 걸려있는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을 더욱 공세적으로 실속있게 전개해나가는 데서 지침으로 삼아야 할 원칙적 문제”를 지적했다.

첫날 회의에서 김정은은 대미, 대남 정책 관련해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원회의 안건으로 “현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과 우리 당의 대응 방향에 관한 문제”를 언급해 차후 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021년도 당과 국가의 주요 정책집행 정형을 중간 총화하고 경제사업과 인민생활에 절실한 현안들에 대한 해결대책을 수립하며 조성된 정세에 맞게 국가적인 중대사업들을 강력하고 정확히 추진하는 문제를 토의 결정하기 위하여 이번 전원회의를 소집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덕훈 내각총리와 박정천 군 참모총장, 김재룡 당 조직지도부장, 리철만 당 농업부장이 각각 경제 부문과 군 사업, 반사회주의 투쟁, 영농사업에 대해 보고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올해 북한의 경제와 식량 상황이 김정은 집권 이래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지난 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올해는 김정은 집권 이래 최악의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북한 경제 성장의 동력인 무역과 시장 활동의 위축을 지적했다. 2017년 본격화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한 북한 국경 봉쇄가 겹치면서 지난해 북한의 무역이 완전히 붕괴됐다는 지적이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올해 북한의 식량 상황은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나쁜 한해가 될 거라고 본다”며 “일단 작년에 작황이 좋지 않았고 북한이 수입할 수 있는 올해 여건도 코로나19 때문에 영향을 받아 작년에 수입량이 굉장히 많이 줄어서 올해도 곡물 수입이 굉장히 저조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은 작년 대비 24만 톤이 감소한 440만 톤에 그친 가운데 올해 식량 부족분은 최대 135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북한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지적이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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