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소대가리 2차전 예고' 北 백신 협력 강조한 文, 헛다리 짚었다···왜?
'삶은 소대가리 2차전 예고' 北 백신 협력 강조한 文, 헛다리 짚었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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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빈 총리실에서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와 확대회담을 마친 뒤 회담 결과 관련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6.14/(오른쪽)조선중앙TV는 24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현장 사진을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손가락을 들어 간부들이 앉아있는 쪽을 가리키고 있다.(조선중앙TV 화면 캡처) 2020.5.24/(사진=연합뉴스)
(왼쪽)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빈 총리실에서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와 확대회담을 마친 뒤 회담 결과 관련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6.14/(오른쪽)조선중앙TV는 24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현장 사진을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손가락을 들어 간부들이 앉아있는 쪽을 가리키고 있다.(조선중앙TV 화면 캡처) 2020.5.24/(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각) "북한에 백신 공급 협력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방문 중 정상회담에서 나온 발언이다.

문제는, 북한 정세를 전혀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예상된다는 것. 한마디로, '헛다리'를 짚었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9일 北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北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개별관광·인도협력 등)방역협력은 비본질적 문제"라며 "근본적 문제에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북한은 한차례 우리 정부의 '방역협력'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북한이 말한 '근본적인 문제'란 무엇일까.

바로 '주한미군의 완전한 철수'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는 무려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북한은 1991년 10월25일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처음으로 '조선반도 비핵지대화론'의 초안문을 제시하면서 '본질적 문제'의 마수를 드러냈다.

북한의 '6·25 미제 반대 투쟁의 날' 평양시군중대회(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의 '6·25 미제 반대 투쟁의 날' 평양시군중대회(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당시 그 대표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주한미군·핵무기 철수 ▲ 핵무기 탑재 가능 항공기·함선의 한반도 출입·방문 금지 ▲ 핵우산 보장 조약 금지 ▲ 군사훈련(핵무기 운용 장비 포함) 금지 등을 대표로 하는 7개 항을 요구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내놓은 '조선반도 비핵지대화론'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의 핵무기 개발 중단 및 IAEA 사찰 수용을 요구했다. 또한 미국의 핵우산 보호를 비롯한 한반도의 미군 항공기 및 함선 통과안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위해 1991년 11월8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에 관한 선언'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 핵무기의 제조·보유·저장·배비·사용 금지 5원칙 등의 내용이 담겼다.

북한은 1991년 12월26일, 제5차 고위급회담에서 보완된(비핵8원칙) 선언안을 받아들였는데, 그 배경에는 미국-소련 냉전 질서 붕괴를 비롯해 김일성-김정일 권력 이양기라는 점, 경제난 심화라는 북한 대내외 조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992년 3월19일 열린 '제1차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론'이 담긴 '조선반도 비핵지대화론'을 다시금 주장하고 나섰다. 여기서 북한은 ▲ 외국군의 핵무기 저장 금지 ▲ 외국핵무기 한반도진입 금지 ▲ 핵무기 사용가능한 외국군의 작전 및 연습 참가 금지 ▲ 핵무기 사용 가능한 작전의 영토 내 허용 금지 등을 내세웠다.

1993년 6월 열린 제1단계 미북 고위급회담에 나선 北 강석주 대표는 미국에 대해 '팀스피리트 훈련 중지'와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했다. 30년이 경과한 후 북한이 내세우는 '한반도 비핵화'는 '북핵 폐기'를 뜻하는 '북한 비핵화'가 아니다. 일명 '조선반도 비핵지대화론'이 둔갑한 용어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4월27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소 떼를 몰고 방북했던 군사분계선 인근 '소떼길'에서 1953년생 소나무를 심었다.2018.04.27(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4월27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소 떼를 몰고 방북했던 군사분계선 인근 '소떼길'에서 1953년생 소나무를 심었다.2018.04.27(사진=연합뉴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등장한 '비핵화'라는 용어는 북한에 의해 '조선반도 비핵지대화론'을 굳히기 위한 기만(欺瞞)적 수단으로 전락한 모양새다.

전날인 14일(현지시각 기준) 문재인 대통령이 오스트리아 방문 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해 방역협력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 이미 지난해부터 꾸준히 물밑에서 거론됐던 사항이다. 이에 대해 북한은 "비본질적 문제다. 이제 근본적인 문제부터 풀어야 할 것"이라고 지난 1월 밝혔다.

게다가, 앞서 북한은 지난 2019년 8월16일 北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담화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우리 정부를 조롱했다. 바로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하늘을 보고 웃는다)"라며 "(문 대통령은)뻔뻔하다"라고 비난했다. 이같은 비난은 "남북협력 평화경제"를 언급한 문 대통령을 향해 '근본적 문제에나 신경쓰라'라는 뜻으로 읽힌다.

지금까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이 말한 '근본적 문제'란 30년 전 북한이 최초 제기했던 '조선반도 비핵지대화론'으로 읽힌다. 이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방역협력발언'은 다시금 북한으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같은 북한의 행태와 현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빈 총리실에서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와 확대회담을 마친 뒤 회담 결과 관련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6.14(사진=연합뉴스)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빈 총리실에서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와 확대회담을 마친 뒤 회담 결과 관련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6.14(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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