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학부모단체 등 서울 강남구 휘문高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

“천안함 함장이 벼슬이냐?”

북한군에 의한 ‘천안함 폭침’ 사건 희생·생존 장병들을 항해 ‘막말’을 퍼부은 교사가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서울 강남구 소재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휘문고등학교. 14일 오전 휘문고 정문 앞에서는 해당 ‘막말’의 당사자인 교사 정해욱 씨를 규탄하는 시민·학부모 단체 기자회견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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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자유민주통일교육연합·미라클웨이브는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소재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서울 휘문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함 막말’의 당사자인 이 학교 교사 정해욱 씨에 대한 즉각 파면을 요구했다. 2021. 6. 14. / 사진=박순종 기자

“미국이 세계 최강의 나라로 군림(君臨)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제복 입은 사람들, 군인·경찰관·소방관을 예우하기 때문입니다.”

시민단체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자유민주통일교육연합·미라클웨이브 등이 공동 개최한 이날 기자회견의 자유발언자로 나선 한민호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 공동대표(前 문화체육관광부 국장)는 이 학교 교사 정 씨가 내뱉은 ‘막말’의 문제점을 성토했다. 그러면서 한민호 공동대표는 미국과 한국의 사례를 비교해 가며 “우리나라의 경우 천안함·연평해전을 비웃고 조롱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11일 이 학교 1학년 1반 담임 교사인 정해욱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이 문제가 돼 열렸다. 교사 정 씨는 해당 글에서 “천안함이 폭침이라 ‘치면’, 파직에 귀양 갔어야 할 함장이란 XX가 어디서 주둥이를 나대고 XX이야. 천안함이 무슨 벼슬이냐? 천안함은 세월호가 아냐, XX아. 넌 군인이라고! 욕 먹으면서 짜져 있어, XX아”라고 했고, 이 내용이 휘문고 재학생들의 제보 등으로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파문(波紋)이 확산한 것이다.

휘문고 앞에서 이 학교 교사 정 씨를 규탄한다는 기자회견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천안함 폭침 사건 생존자 함은혁 씨(예비역 해군 하사)가 이날 기자회견의 ‘깜짝’ 게스트로 등판하기도 했다. 함 씨가 기자회견을 보러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자회견 주최 측이 자유 발언자로 나서 주기를 현장에서 함 씨에게 제안한 것이다.

함 씨는 “(최원일 前 천안함) 함장님께 상처가 되는 말은 절대로 자제해 주시길 바란다. (확인되지 않은) 루머나 댓글(을 퍼뜨리는 행위)은 우리에게 명예가 실추되는 것들”이라며 “(천안함 희생·생존 장병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시민단체 측은 기자회견 성명문에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천안함 폭침) 사건을 두고 ‘북한의 소행’이라고 말하지 않을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이것이 상식이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장병들을 향한 예의”라고 밝혔다.

이어서 이들은 “사건 발생으로부터 11년이 지난 오늘날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전(前) 상근부대변의 ‘막말’에 이어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라는 자가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욕설을 해서 온 나라가 큰 충격에 빠져 있다”며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군인들을 향해 어찌 이런 모욕적인 망언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들은 ▲’막말’의 당사자 교사 정해욱 씨에 대한 즉각 파면 ▲’천안함 왜곡 처벌(방지)법’의 조속한 제정 ▲정부·여당이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임을 인정한다면 북한에 대해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할 것 ▲천안함 폭침 사건의 희생·생존 장병들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할 것 등을 요구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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