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율 시민기자
김원율 시민기자

유흥식 주교는 한국의 성직자 최초로 바티칸 시국(市國)의 장관으로 임명된 후 문재인의 축전을 받고 “교황 방북을 위하여 자신의 역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2018년 10월 교황을 방문한 문재인이 김정은의 집사처럼 행동하며 교황의 방북의사를 타진하고서 교황의 방북가능성이 90%라고 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 데 한국의 좌익주교 가운데 한 명인 유흥식 주교가 교황의 방북가능성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이다. 

일차적으로 우선 교황의 방북가능성이 몇 퍼센트나 되는지 검토해보자. 필자가 단언하건대 교황의 방북가능성은 0%이다. 교황의 방문은 여타 국가 원수의 외국 방문과는 달리 100% 그 나라의 교회를 찾아가는 사목(司牧)방문이다. 그냥 김정은을 만나서 사진 찍고 밥 먹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그리스도의 사랑이 넘치는 나라가 되기를 빕니다.”라는 덕담(德談)이나 하고 오는 그런 방문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북한이라는 나라는 성경을 소지하고 있어도 처형되며, 하느님께 기도하면 정치범으로 몰려 수용소에 끌려가는, 종교의 자유가 전무한 나라이다. 김일성 주체사상은 어느 종교 연구소에 의하면 세계 10대 종교의 하나이며, 수령 유일신 체제가 북한에서 인정되는 유일한 종교이다. 김현희가 대한민국에서 그리스도교를 믿게 되었는데 어느 기자가 “북한과 같이 종교적 토양이 전무한 곳에서 자라나 어찌해서 그처럼 쉽게 그리스도교에 귀의할 수 있었습니까?” 라고 물었다. 이에 김현희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고 한다. “매우 쉽습니다. 북한은 김일성 유일신 체제입니다. 바로 김일성 자리에 하느님을 대입하면 됩니다.”

김일성이 죽기 얼마 전 서구 나라들과의 외교적 고립을 피하기 위하여 교황의 방북을 도모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실권을 쥐고 있던 김정일의 방해에 의하여 무산되었다. 교황이 방북하면 주민에게 그리스도교를 믿어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게 되어 북한에 종교의 바람이 불어 닥치게 될 것이고 이는 감당 못할 후폭풍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는 태영호 공사의 책 ‘3층 서기실의 암호’에 기록된 내용이다. 그런데 김정일보다 훨씬 잔인하고 압제적인 김정은이 과연 교황의 평양방문을 허용할 수 있을까?

유흥식 주교는 2019년 1월 “교황님은 북한의 비핵화와 종교자유가 허용된 뒤 방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방북을 통해 비핵화와 종교 자유가 좀 더 실현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교황은 ‘그리스도의 대리자’요, 13억 가톨릭 신자의 수장이라는 지위가 말해주듯 가톨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적잖은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다. 그러나 이러한 영향력이 과연 김정은을 감화시켜 북한 주민의 인권이 개선되고 북한의 비핵화가 매직처럼 술술 풀려나가기를 기대한다면 그는 헛된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핵이 없으면 자신의 생명이 위험하다고 믿는 김정은이 과연 비핵화에 응할 것인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하여 교황은 2014년 한국 방문 시에도 일언반구 언급한 적이 없었다. 해방신학의 토양이 짙은 남미 출신의 현 교황은 공산주의에 대하여 무지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교황청의 전적인 권한인 주교임명을 사실상 중국의 애국교회에 양보함으로써 홍콩의 조셉 첸 추기경으로부터 ‘그리스도의 교회를 팔아먹었다’고 맹비난을 샀던 사실이다. 

또한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이 현 좌익정부 평화 쇼의 사기성(詐欺性) 각본대로 움직여 줄지도 미지수이다. 염 추기경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그렇게 만만한 인물은 아니다. 듣기로는 2018년 당시 민주당 대표인 이해찬이 염추기경을 두 차례나 방문하여 교황방문 초청장을 확약받기를 원했으나 그는 끝내 묵묵부답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교황의 외국방문은 전술한 대로 100% 그 나라의 교회와 교회의 양(佯), 즉 신자들을 방문하는 사목방문이다. 그런데 북한에는 가짜 신자뿐이고 신부는 단 한명도 없다. 그러므로 교황께서 방문하면 한국 교회의 사제들이 평양에 올라가서 미사를 드려야 할 것이다. 얼마 전까지도 평양 장충동 성당에서 민족화해위원회의 신부들이 올라가서 미사를 드렸던 것으로 필자는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가톨릭 교리상 모령성체의 대죄(大罪)를 범하는 것이다. 2015년에도 주교 5명이 평양 교구장 서리인 염수정 추기경의 관면(寬免)을 받지 않고 평양을 방문하여 70여명의 가짜 신자에게 성체를 준 사실이 있다.  

주간조선에 의하면 2019년 교황이 일본을 방문하였을 때도 한국의 외교관과 사제들이 귀국길에 교황이 DMZ를 방문하여 김정은을 만나게 하려고 획책하다가 무산되었다고 하였다. 가능성이 거의 없는 교황의 방북을 획책하는 현 문재인 정권의 집요한 보여주기 식 대북 평화 쇼, 그리고 이에 부화뇌동(附和雷同)하여 사기성(詐欺性) 평화 쇼의 도구가 되어 놀아나고 있는 일부 주교들을 보는 가톨릭 평신도의 마음은 편치 않다. 

김원율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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