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부터 열리는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를 앞두고 지난 28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정상회의 토론장에서 관계자들이 막바지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30일부터 열리는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를 앞두고 지난 28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정상회의 토론장에서 관계자들이 막바지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개최하는 다자 정상회의인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가 30일, 31일 이틀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 등 3국 정상이 불참해 ‘한국 홀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들 정상들이 화상회의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 ‘동영상 축사를 녹화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최근 일정이 바쁜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높다.

바이든과 시진핑, ‘화상 축사’도 안보내고 ‘부하 직원’ 시켜

청와대는 이번 다자 정상회의에 미중 정상의 참석을 위해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해 화상으로 진행되는 행사 일정에 바이든과 시진핑이 단 한 번 모습조차 비추지 않는 것은 ‘성의 표시’조차 하지 않는 것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아무리 바빠도 축사를 직접 읽는 모습을 찍어서 화상으로 보낼 수 있는데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이든과 시진핑 모두 ‘부하 직원’을 시켰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무시당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크랩케이크로 오찬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P4G 정상회의에 불참해 ‘문 대통령 홀대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크랩케이크로 오찬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P4G 정상회의에 불참해 ‘문 대통령 홀대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1차 P4G 회의에도 일본 총리는 불참” 해명

청와대측은 2018년 덴마크가 개최한 1차 P4G 정상회의에도 일본 총리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다. 당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상황이다. 오프라인 회의이기 때문에 일부 정상들이 참석 일정을 잡기 어려울 수 있었다. 반면에 서울회의는 화상회의이다. 녹화된 축사를 보내는 것은 의지만 있다면 가능한 일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불참이 미중갈등 때문은 아니다. 시 주석은 지난달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초청한 기후정상회의에는 참석했다.

스가 총리는 미중이 불참함에 따라 이번 회의에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미중 두 정상에게 직접 초청의사 밝혔으나 거절당해...동영상 녹화도 못할 정도로 바빠?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는 정부 기관과 기업·시민사회 등이 파트너로 참여해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목표를 달성하려는 환경분야 글로벌 협의체를 말한다.

지난 28일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번 P4G 정상회의 참석자 명단을 발표했다. 45개국과 유럽연합(EU)의 정상급 42명과 고위급 5명, 국제기구 수장 21명 등 총 68명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초 참석이 예상됐던 미국, 중국, 일본의 정상이 모두 불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 대통령이 처음 개최하는 다자회의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P4G 서울 정상회의에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불참하고  케리 특사가 대신 참석한다. 중국에서도 시진핑 주석 대신 리커창 총리가 대신 참석한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P4G 서울 정상회의에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불참하고 케리 특사가 대신 참석한다. 중국에서도 시진핑 주석 대신 리커창 총리가 참석한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문 대통령은 미중 두 정상에게 직접 P4G 회의 초청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님께서 P4G 서울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하시는 것을 환영한다”며 참석을 기정사실처럼 알렸다. 시 주석의 P4G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서는 지난 1월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요청했고, 시 주석은 “P4G 회의를 중시한다. 한국 제의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문 대통령 참석 요청 거절한 시진핑, ‘사전 녹화 연설’도 리커창 총리 시켜

30일과 31일 양일간에 걸쳐 진행되는 정상회의 참석자들은 연설세션 및 토론세션에서 발언한다.

30일의 연설세션은 사전 녹화된 연설이 방영되는 형태로 진행된다. 따라서 바이든이나 시진핑이 연설을 녹화하지 않고 ‘부하 직원’을 시킨 것은 외교적으로 불쾌한 사안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도 영상 메시지로 참여한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 대신 리커창 총리가 영상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참가한다.

바이든은 존 케리 기후특사 시켜서 동영상 축사 낭독

미국 측은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지 않고, 존 케리 기후특사가 참석해 축사를 읽는다고 전해왔다. 바이든이 직접 축사를 읽고 그 녹화본을 보낼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무성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내 사정을 이유로 참석이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케리 특사가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일본에서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장관급)이 참가한다. 그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덴마크에서 열린 1차 P4G 정상회의에서도 일본은 장관급인 외무상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중국 정상이 모두 불참하면서, 일본도 불참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미중일 3국 정상의 불참에도 박 대변인은 "지난 2018년 1차 P4G 정상회의에 비해 이번 2차 정상회의에 정상급의 참석 비중이 대폭 확대됐다"며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P4G의 위상과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는 논평을 내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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