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의 ‘한반도 비핵화’ 문구에 우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 조야는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 대해 ‘동맹 재확인’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문 대통령 임기 내 북한과의 평화 합의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명시된 ‘한반도 비핵화’ 문구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마이클 맥카울 미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는 25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국 간 동맹을 재확인한 것으로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논점인 ‘한반도 비핵화’ 표현을 사용해 우려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동맹국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에 불학실성을 던진다는 지적이었다. 맥카울 간사는 성김 대북정책특별대표에 대해 “그는 (북한) 김씨 정권과의 협상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경험 많은 외교관 중 한명”이라며 그의 임명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미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원장 에드워드 마키 의원도 24일 트위터에 “성공적인 한미 정상회담과 성김 대북특별대표 임명 발표는 양국 협력의 힘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북한인권특사도 임명할 것을 촉구했다.

주일 대사를 지낸 상원 외교위 소속 공화당 빌 해거티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우선순위에 둔 것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많은 도전과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문제”라며 “강력한 한미동맹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중요한 대응책”이라고 했다. 해거티 의원은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과 관여, 군사적 억지’를 병행하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대북정책을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한미 양국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 존재했던 대북정책에 대한 강력한 공조를 지속해야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돌아가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강압에서 자유롭고 자유시장 원칙에 의해 움직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쿼드’ 프레임워크에 더 많이 참여시킬 방법을 모색할 것을 권장한다”고 했다.

한편 국제 컨설팅 업체 ‘피치 솔루션스’의 국가 위험 및 산업 연구소는 문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인 2022년 5월까지 북한과의 평화합의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고 VOA는 26일 전했다.

VOA에 따르면 연구소는 지난 24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문 대통령은 임기 내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을 주선하려고 하겠지만 지금까지 북한이 미국의 새 행정부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만큼 결국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평화 합의 달성 또는 미북 정상회담 성사가 어려운 이유를 미국과 북한 입장에서 각각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최근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볼 수 있듯 바이든 대통령은 일정한 조건이 충족돼야 김정은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을 세 번이나 만난 것과 달리 더 신중한 접근법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이며 결국 문 대통령이 임기 내 바라는 평화 달성의 과정을 더욱 느리게 만들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보고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갈등을 더 고조시킬 가능성은 낮지만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어둡고 현 시점에서 외교적 관여로 이룰 수 있는 것은 북한 핵 프로그램의 동결 외에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VOA는 전했다.

또한 보고서는 북한 입장에서 한미동맹 강화는 위협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엔 방위비 분담금 등으로 한미관계가 상당히 냉각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다루는 데 있어 문 대통령을 제외하려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양국 정상이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대해 약속하는 등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앞으로 북한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한국과 보다 긴밀하게 협력할 것을 보여준다며 북한은 바로 이런 한미 안보동맹을 위협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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