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
유엔(UN) 안보리에서 그간 4차례나 회의 열렸지만 美 반대로 번번히 무산

미국 뉴욕에 소재한 유엔(UN) 본부.(사진=로이터)
미국 뉴욕에 소재한 유엔(UN) 본부.(사진=로이터)

이스라엘 남부(南部)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가자지구(地區)에서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한 지도 10일이 넘었다. 양측의 교전 행위가 멈출 줄을 모르는 가운데,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는 그간 네 차례나 관련 회의가 열리며 양측 간 충돌을 중재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미국 정부가 비협조적인 태도로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駐)유엔 아일랜드 대사는 팔레스타인 정세와 관련해 열린 18일(현지시간) 긴급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으며 현지 인권 상황은 절망적”이라며 “그렇지만 아직도 안보리라는 공론의 장에서는 한 마디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안보리 이사국들에는 국제평화와 안전보장의 책임이 있다. 안보리가 침묵을 깨고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는 표현으로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이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최근 수년 간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오고 있는 중국 역시 목소리를 냈다. 장쥔(張軍) 주(駐)유엔 중국 대사는 같은 날 기자단과의 만남에서 “(안보리 성명 채택은) 국제사회와 안보리 이사국 대다수가 바라 것으로써 의견 일치가 이뤄지고 있지만, ‘어떤 나라’가 이를 저지하고 있어서 성명이 나오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사가 말한 ‘어떤 나라’는 바로 미국을 말한다. 지난 7일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에서 일어난 소요가 원이 돼 일어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유엔은 이·팔 양측 간 중재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는 한편 무력 충돌 중지를 촉구하는 안보리 공동성명 채택을 위해 앞서 세 차례나 회의를 열었지만 미국의 공동성명 채택 반대로 번번히 무산됐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중국·튀니지·노르웨이의 요청으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도 “미국은 유엔의 공개 성명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을 완화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공동성명 채택에 소극적인 이유로는 오랜 우방인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고려한 때문으로 보이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을 이끌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적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이번 사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

안보리 소식통에 따르면 프랑스 등 미국의 여타 우방국들도 팔레스타인 정세에 관한 결의 제출을 검토하고 있어, 미국 정부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계속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니제르와 알제리의 요청으로 오는 20일 개최 예정인 유엔 총회에서도 팔레스타인 정세와 관련된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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