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모 칼럼] 한국의 대중국 외교는 어떻게 해야 하나?
[연상모 칼럼] 한국의 대중국 외교는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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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모 객원 칼럼니스트
연상모 객원 칼럼니스트

한국과 중국은 1992년 수교한 이래 약 30년이 지났으며, 양국은 100년간의 단절 이후 서로에 대한 인식을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양국관계가 건강하지 못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의 동북공정사업, 사드관련 중국의 경제보복조치 및 ‘3불(不)’ 강요, 우리 대통령의 ‘한중 운명공동체’ 발언 등이 그 것이다.

양국관계에 대한 이러한 우려는 한국의 중국에 대한 선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한국에 대해 강압적으로 대하면서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려는 데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양국 국력의 비대칭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하여 우리가 자초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그간 한국과 중국이 대응했던 양상을 보기로 하자. 우선 중국이 한국에 대해 보여준 패권주의적 자세는 다음과 같다. 한국정부가 2000년 중국산 마늘의 수입을 일시적으로 제한한 데 대해, 중국은 과도한 보복조치를 취했다. 이는 중국이 한국에 대국의식을 최초로 표면화한 것이었다. 그리고 중국은 2000년대 초 이후 동북공정사업을 통해 고구려를 중국의 일개 지방정권이었다고 주장하면서, 고구려의 역사를 빼앗아 가려고 하고 있다. 한편, 한국정부가 2016년 사드 배치를 결정했을 때, 중국은 경제보복조치를 시행했다. 중국의 사드보복의 목적은 사드문제 자체보다는 한국이 중국에 전적으로 순응하도록 만들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중국의 대한국 경제보복을 해제하기 위해, 소위 ‘3불’을 수용했다. ‘3불’의 내용은 우리의 안보주권을 상당히 제한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중화(中華)의 패권적 민낯을 보여주었다. 한편, 2017년 개최 미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이 한국이 자신의 영향력 안에 있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의 대응과정에서 주한 중국대사는 “중한(中韓)은 명실상부한 운명공동체가 됐다”며 전염병까지 더불어 가자고 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중국이 오히려 중국에 입국하려는 한국인들을 격리했고, 한국의 항의에 대해 ‘외교보다 방역’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중국의 어려움은 한국의 어려움이다”라는 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중국인들은 “한국의 어려움은 그냥 한국의 어려움이다”라고 대응한 것이다.

한편, 한국은 중국에 대해 저자세를 보이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2000년 중국산 마늘 수입제한에 대한 중국의 과도한 보복조치에 대해, 한국이 조급하게 중국에 양보함으로써 한국은 압력을 가하면 통할 수 있는 국가라는 인상을 심어주게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북경에서 개최된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했다. 이는 북한문제에 있어 중국을 한국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파격적인 행보였다. 하지만 결국 중국은 북한을 버리고 한국 편으로 올 생각이 전혀 없음이 드러났다.

그리고 문 정부는 사드관련 중국의 경제보복을 해제하려는 과정에서, ‘3불’을 약속함으로써 우리의 군사주권을 상당히 훼손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12월 방중하여, ‘한중 운명공동체’를 언급하고, 북경대학 연설에서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이고 한국은 작은 나라”라고 언급했다. 이는 국가 지도자의 공식적인 발언으로서는 부적절해 보인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보복을 해제하지 않고 있다.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 문 대통령은 ‘중국의 어려움은 한국의 어려움’이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언급을 했고 중국인의 한국 입국 금지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는 한국정부가 시 주석의 2020년 상반기 방한을 예정대로 실현하기 위해서 연연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문 대통령이 2021년 1월 시진핑 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 공산당 수립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언급하여, 한국과 미국 내에서 논란이 발생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은 한국에 대해 강압적인 태도를 점점 보이고 있는 반면에, 한국은 주권국가로서 국가이익을 의연히 지키는 대응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에 선의를 갖고 대하면 그만큼 보답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러한 선의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에 대해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고자 한다.

그러면 중국이 한국을 점점 패권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근본적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중국이 역사적으로 한반도국가에 대해 가져온 집착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중국의 집착은 한반도가 중국의 안보에 직결되고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며, 이를 위해 중국은 역사적으로 큰 대가를 지불하기도 했다. 첫째, 임진왜란 시 명나라는 조선을 군사적으로 도와주었다. 명분은 ‘원조항왜(援朝抗倭)’였다. 명나라는 조선을 도와주면서 재정이 나빠진 것이 멸망한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이다. 둘째, 1950년 ‘항미원조(抗美援朝)’란 구호아래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초강대국인 미국과 대결한 결과 그 이후 20년 동안 미국의 제재를 받고 고립되었다.

중국이 강압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은 우리의 탓도 있다. 조선시대에 우리 선조들이 자신을 '소중화'라고 하면서 까지 중국에 순응했던 자세가 현재까지 우리에게 이어져 오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한국에게 강압적으로 대하고 한국은 이에 순응하는 건강하지 않은 양국관계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 한국은 독립과 자존을 지키고 중국의 홀대가 아닌 존경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생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한국은 이제 천하질서의 틀에서 나올 수 있으며 나와야 한다. 과거와 달리 현재의 동아시아질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동아시아에서 중국만이 유일한 강대국이었으나, 초강대국인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부상한 중국을 계속 견제할 것이다. 그리고 세계화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세계가 좁아졌다. 과거에는 동아시아에서 중국이 압도적 세력이었기 때문에 한반도국가는 조공제도 이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와는 달리 우리에게 많은 선택이 열려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향후 양국관계가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한 우리의 대중국 외교를 아래와 같이 제안한다. 첫째, 우리는 중국에게 ‘신뢰할 수 있는 이웃이지만 함부로 상대할 수 없는 이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이는 중국이 한반도에 대해 집착을 보이면서 우리의 순응을 원하는 데 대한 우리의 근본적인 대응방안이다. 우리는 쿨하게 중국을 대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우리와 경제협력을 해야 할 파트너이지만 권위주의국가인 중국은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친구는 아니다. 둘째, 양국이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좋으나, 중국이 즐겨 사용하는 ‘우호관계’의 틀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 중국은 친구관계라는 것을 강조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중국에 잘해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불러일으키는 전술을 사용한다. ‘우호외교’의 틀에 의존하는 양국관계는 좋은 관계의 환상을 계속 가지면서 긴장의 원천을 찾아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방해한다.

셋째, 양국은 상대방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버리고 양국 간의 차이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대가 높으면 실망만이 생길 뿐이다. 넷째, 중국에 불필요한 요청을 하지 말자. 우리는 북한문제 등에 있어 과도하게 중국에게 부탁을 하면서 중국에 빚을 지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중국은 자신의 이익에 합치할 때만 움직일 뿐이다. 우리는 중국과의 ‘공동이익’을 강조해야 한다. 다섯째, 우리는 한중관계가 일정 기간 동안 불편한 상태에 있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한국은 양국관계가 일시적으로 불편해지면 조급하게 관계를 개선하려는 자세를 보여 왔다. 이는 중국에게 레버리지를 줄 뿐이다. 여섯째, 한중 양국은 같은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양국이 국제법과 규범, 상호존중에 기초한 동반자 관계가 되어야 함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국가 간에는 도의에 기초하여 의연한 태도를 갖고 상호 존중과 신뢰를 확보하여야만, 우리의 장기적인 국가이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상모 객원 칼럼니스트(성신여대 동아시아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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