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13년 만에 가장 크게 상승한 물가 소식에 일제히 급락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81.50포인트(1.99%) 떨어진 33,587.66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 지수는 지난 1월29일 이후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89.06포인트(2.14%) 하락한 4,063.0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57.74포인트(2.67%) 하락한 13,031.68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날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했다. 4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4.2%, 전월보다 0.8% 각각 급등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전월 대비 상승률은 2009년 이후 12년 만에 각각 최대폭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돈 물가 상승으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 긴축으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에 매도 포지션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달러화 가치는 올랐고, 10년물 국채금리는 지표 발표 전 1.623%에서 이후 1.693%까지 올랐다. 

향후 5년간 시장이 기대하는 인플레이션인 5년물 BER(breakeven rate:명목 국채 금리-물가연동국채 금리)는 2.767%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금리 영향을 크게 받는 기술주들인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아마존, 애플은 모두 2% 이상 하락했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3% 하락했다. 테슬라는 4.4% 급락해 주당 600달러 선이 무너졌고, 엔비디아(-3.8%)와 AMD(-2.9%) 등 반도체 기업들도 급락세를 보였다.

연준은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해서는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으나,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가파르고 지속적일 경우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설에서 올해 말 인플레이션이 완만해지기 전 향후 몇 개월 동안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일회성 물가 상승은 기저 인플레이션에 일시적인 영향만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인플레이션은 2022년과 2023년에 우리의 2% 장기 목표나 일부는 그 이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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