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막무가내식 일방통행에 친문 의원 제외한 나머지 재선 의원들 일제히 반발
조응천 "민주당에 '민주'가 없었다...마지막 1년이라도 당 중심으로 가야"

더불어민주당의 재선 의원들이 11일 임혜숙·박준영·노형욱 장관 후보자 3인의 거취 문제를 놓고 송영길 대표에게 목청을 높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청와대의 인사검증에 문제가 없다면서 정면돌파 의지를 보여 여당인 민주당은 대통령 인사에 대놓고 반대하기 어려운 곤혹스런 상황이었다. 이에 비문 성향의 재선 의원들이 이날 3인 모두를 임명 강행하려는 청와대에 더는 끌려가선 안 된다며 당 지도부에 언성을 높인 것이다.

이날 오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송 대표와 재선 의원들의 비공개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선 전날 의원총회와는 달리 임혜숙·박준영·노형욱 장관 후보자 3인의 거취에 대한 찬반 논쟁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욱 의원은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난 임혜숙 후보자는 여성 후보자라는 점에서 보호받아야 할 측면도 있지만 그럼에도 결단이 필요하다"며 "어제 대통령 기자회견은 아쉬웠다. 당 지도부가 대통령과는 별개로 결단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민주당에 '민주'가 없었다"며 "상임위 간사를 해보니 주요 정책이 상임위 위주가 아니라 위에서 정해져서 내려오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마지막 1년이라도 당 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대선 전까지 청와대 요청에 따라간다면 대선에 플러스 요인이 될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성곤 의원은 "조국·박원순 문제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당이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대선에서 또 패배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러자 당내 친문 성향 의원들이 야당이 부적격 판정을 내린 임혜숙·박준영·노형욱 장관 후보자 3인에 대해 "해당 상임위에서 '적격' 판정을 내린 데다가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임명 의사를 밝혔다"며 청와대에 당내 여러 의견을 전달하는 게 순리라는 반론을 내놨다.

송 대표는 "좋은 의견이 많으니 잘 추려내서 당을 잘 이끌겠다"며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 3인 중 한 사람을 민심을 감안해 주말 중 낙마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반대 목소리를 유능한 후보자들을 흠집내려는 정치공세로 규정하며 임명 강행 의사를 밝혔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일방통행에 친문 의원들을 제외한 나머지 재선 의원들이 브레이크를 걸고 나선 형국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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