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 발표 이후 테러 발생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을 배후로 지목
탈레반은 '이슬람국가'(IS) 가리키며 강력 부인

아프가니스탄의 한 학교 인근에서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하면서 최소 55명이 숨지고 150명 이상이 다쳤다. 당국은 희생자 대부분이 학생들이라고 밝혔다. 아프간 대통령은 이번 공격 주체로 탈레반을 지목했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서부의 한 학교에서 8일(현지시간)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최소 30명이 사망했으며 사상자 수가 20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아프간 교육부는 사건이 발생한 학교에서는 여학생과 남학생이 3교대로 수업을 하며 두 번째 수업은 여학생 수업이었다고 설명했다.

한 목격자는 "학교 정문 앞에서 차량 폭탄 폭발 사건이 있었다"며 "희생자 중 7∼8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여학생들"이라고 전했다.

현지 TV는 피로 물든 도로에 학생들의 책과 가방이 흩어져 있고 주민들이 희생자들을 도우려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 등을 보여줬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이날 "탈레반은 불법 전쟁과 폭력을 확대해 위기를 평화적이고 근본적으로 해결하길 꺼리고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며 탈레반을 이번 공격 주체로 지목했다.

이번 테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9월 11일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완료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발생했다. 미국은 지난 1일부터 본격적으로 철군에 돌입한 상태였다. 아프간 당국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 이후 탈레반이 공격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탈레반은 이에 대해 강력 부인하며 이 사건을 비난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오직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에만 이러한 극악무도한 범죄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탈레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파키스탄 정부도 이번 공격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날 폭탄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카불 주재 미 대사 대리인 로스 윌슨은 "수십 명을 살해한 아이들에 대한 이 용서할 수 없는 공격은 아프간 미래에 대한 공격이며 용납할 수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로이터는 "탈레반은 외국군에 대한 공격을 대부분 중지했지만 계속해서 정부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많은 언론인과 활동가, 학자들이 탈레반 소행으로 보이는 공격으로 숨졌지만, 탈레반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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