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이 4개월째 아파트 거래량을 넘어섰다. 아파트를 구입하기도, 전세로 들어가기도 힘들어진 상황에서 '내 집 마련' 수요가 빌라 매매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지난달 총 3천217건이었다. 아파트 매매 건수 1천450건보다 무려 2.2배 많은 수치다.

일반적으론 아파트가 빌라로 통칭되는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보다 월간 기준 2∼3배까지도 많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거래량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월까지만 해도 5천883건으로 아파트 거래량(5천771건)을 근소하게 앞섰던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이 2월 4천422건으로 아파트(3천854건)보다 14.7% 많아졌고, 3월 5천56건으로 아파트(3천730건)보다 35.5% 많아졌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 되면서 지난달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아파트 거래량의 2.2배 수준으로까지 격차를 벌렸다.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아파트 전세금마저 크게 뛰자 저렴한 빌라 매입을 서두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가 아닌 무주택자들의 실수요인 것이다.

지난달 빌라 거래를 지역별로 보면 도봉구(357건·11.1%), 강서구(304건·9.4%), 은평구(273건·8.5%), 강북구(237건·7.4%) 등의 순으로 많았다.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했음을 보여준다.

빌라 매매가격도 아파트값보다는 더디지만 꾸준히 오르고 있다.

KB 리브부동산 월간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작년 8월 3억113만원으로 처음으로 3억원을 넘겼다. 지난달 서울의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3억2천648만원으로 매달 상승 중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값이 너무 올라 내 집 마련의 사다리가 사라져가니 무주택 실수요자 일부가 차선책으로 빌라를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