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방영된 서울방송(SBS) 시사교양 '당신이 혹하는 사이' 방송 내용이 화제
누리꾼들, "유흥업소 비리 밝히려다가 희생당했다" "동료 경찰관들이 수상하다" 등 반응

고(故) 이용준 순경의 의문사 사건과 관련해 이 순경의 부검을 하지 말 것을 이 순경의 유가족에게 종용한 인물이 소위 ‘버닝썬 게이트’ 사건의 수사 총책임자와 동일 인물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세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방송(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당신이 혹하는 사이’에서는 지난 2010년 7월29일 충북 영동군의 한 저수지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고(故) 이용준 순경의 사연이 다뤄졌다. 변사체로 발견되기 직전 이 순경은 당시 지역 경찰과 유흥업소 간 유착 관계를 조사 중이었는데, 실종 전날 이 순경은 서울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에서 특정 서류를 복사했고, 그날 밤 지인(知人) 서 모 씨와 술자리를 했다. 이 순경이 변사체로 발견된 것은 익일(翌日)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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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용준 순경.(출처=SBS)

이 순경의 변사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이 순경의 수사 요청에도 이 순경의 죽음을 서둘러 ‘자살’로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동료 경찰관은 이 순경의 유가족에게 부검을 하지 말라고 설득하는 하는 이 순경의 아버지에게 “이용준 형사가 우리를 배신했다”는 말을 하는 한편 이 형사가 평소 여자친구 문제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다는 취지의 허위 증언을 하는 등 이상한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물에는 존재할 수 없는 해양 플랑크톤이 이 순경의 폐에서 발견되는 등 ‘타살’ 정황이 드러나 대대적으로 재수사를 벌인 결과 자살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면서도 타살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하면서, 이 순경의 변사 사건은 사실상 미제(未濟) 사건이 됐다.

이날 방송 내용에 따르면 “이 순경을 부검하는 것은 이 순경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며 부검하지 말 것을 종용한 인물이 지난 2018년 11월 말 터져나온 소위 ‘버닝썬 게이트’ 사건 당시 해당 사건의 수사 총책임자와 동일 인물이라는 점이 밝혀졌다.

또 ‘버닝썬 게이트’ 사건 초기 수사에 참여한 모 경위는 당시 초동 수사가 잘못됐다는 것을 발견하고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후 민원 부서로 발령받으며 쫓겨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해당 경위는 수사 총책임자의 직권남용 문제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지만 뚜렷한 처벌 없이 사건이 흐지부지됐다고 한다.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 사건은 2018년 11월24일 유명 가수 그룹 ‘빅뱅’의 멤버 중 한 명인 ‘승리’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 소재 클럽 ‘버닝썬’에서 손님 김상교 씨(연예산업 종사자)가 동(同) 클럽 이사와 보안요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계기가 돼 세상에 알려졌다. 단순 폭행 사건에서 시작된 사건이 유흥업소와 경찰 사이의 유착, 탈세, 마약 판매, 성접대 및 성매매 알선 의혹 등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후 이 사건은 ‘청와대발(發) 수사 무마 압력’ 의혹으로 번져나갔다.

한편, 해당 방송 내용을 접한 누리꾼(네티즌)들은 “유흥업소 비리를 밝히려다 희생당한 것 같다” “재조사를 해야 한다” “이것이 ‘버닝썬 게이트’의 시초가 아닌가 싶다” “동료 경찰관들이 수상해 보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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