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집권당 '한통속' 모르는 사람 없어"

KBS노동조합(1노조)이 공영언론 사장 선출에 시민참여를 보장하라는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입장에 "마치 현재의 정당들은 모두 악이고, 외부에서 활동하는 시민 단체는 모두 정의로운 집단이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KBS노조는 27일 '국민을 팔아먹는 분들이 말하는 국민들은 진정 누구일까'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윤미향, 남인순 등을 대표로 하는 이른바 시민단체들이 집권당의 전위조직의 역할을 하면서 사실상 한통속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없는 마당에, 정필모의 안(案) 등은 '국민' '시민'이라고 쓰고 '시민단체'라 고 읽을 수밖에 없는 자들에게 사실상 KBS 사장을 맡기자는 안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는 지난 13일 국회 앞에서 KBS와 MBC, EBS, 연합뉴스 등 공영언론의 차기 사장 선출 과정에 시민이 참여할 방안을 즉각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이날 회견을 시작으로 플랜카드, 1인 피케팅 시위 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앞서 KBS 부사장 출신의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공영방송 사장과 이사를 국민이 추천해 임명하는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시민 100명이 참여하는 가칭 '이사 후보 추천 국민위원회'를 구성해 공영방송 이사후보자를 선출하고, 공영방송 사장 선출 역시 '국민위원회' 투표로 선출토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KBS노조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직접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이들은 마치 국회로 대표되는 대의민주주의 시스템이 어떤 사회악이라도 되는 것처럼 몰아가면서 '시민' 혹은 '국민' 이라는 코드를 강조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겉으로는 '시민'이 뽑는다고 해놓고, 실제로 점수가 어떻게 부여됐는지 무슨 근거로 양승동(KBS 사장)이 뽑혔는지 아무것도 공개되지 않는 것은 전혀 투명하다고 볼 수 없다"면서 "방송통신위원회가 무슨 근거로 추천을 하는지도 모르는 국민위원회가 역시 어떤 정치적 배경을 가진 자인지도 모르는 이사 후보들을 선임하고, 그들이 특별다수제를 한다고 그것이 투명하다고 믿을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꼬집었다. 

또 "어떤 기준으로 뽑힌 지도 모르는 시민 평가단이, 어떤 사람이 KBS 사장 노릇을 잘 할 것이라고 뽑는 행위는 전혀 전문성을 충족시킨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투명성, 전문성, 책임성, 지역대표성을 관철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며 "집권당과 야당에서 추천기능을 행사하더라도 특별다수제와 4가지 조건이 충분하게 충족될 경우 현재보다 확실하게 개선된 사장 선임절차를 가져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KBS노동조합은 6월 임시국회까지 '분권형 KBS이사 선임제도화' 등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투쟁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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