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권전문가들, 바이든 대통령에 문정부 설득 촉구
“북한에 대한 한국정부의 전반적인 입장에 큰 문제 있다”

미 국무부

미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재검토를 거듭 권고했다.

국무부는 이날 대북전단금지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예고된 전단 살포 계획을 지지하느냐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질문에 “우리는 한국이 독립적이고 강력한 사법부를 갖춘 민주주의로서 해당 법을 재검토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은 전 세계에서 표현의 자유를 증진하고 지지하며, 여기에는 한국처럼 소중한 동맹도 포함된다”며 “자유로운 대북정보 유입과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에 대한 우리의 강력한 견해를 전달하기 위해 한국정부와 밀접하게 접촉해왔다”고 했다.

앞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25일부터 다음 달 1일 사이에 대북전단 50만장과 1달러 지폐 5000장, 소책자 등을 북한에 살포하겠다고 예고했다. 통일부는 경찰과 협력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VOA는 “워싱턴에서는 대북전단 살포시 최대 징역 3년 형에 처하는 대북전단금지법이 실제로 집행될 경우 전단문제를 넘어 한국 민주주의 실태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27일 VOA에 따르면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은 대북전단금지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예고된 대북전단 살포 계획과 한국정부의 대응을 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는 국제 인권단체의 주장도 나왔다.

국제인권 감시단체 휴먼라이츠워치 존 시프턴 아시아국장은 VOA에 “우리는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특정한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한국인들은 인권법에 따른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갖고 있고, 한국인들의 활동을 통제하려는 한국정부의 노력은 자국민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23일 박 대표의 대북전단 살포 예고에 대해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은 접경지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로 개정 취지에 맞게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변호사 출신인 시프턴 국장은 “진짜 문제는 수천 장의 대북전단 살포가 아니라 한국정부가 북한의 인권 전력 압박을 포기했다는 것”이라며 “한국정부는 유엔에서 그런 활동을 포기했고, 정상적 외교에 반응하지 않는 나라(북한)에 더욱 외교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정부가 북한인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보다 김정은을 기쁘게 만드는 데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는 게 더 큰 우려”라며 “북한에 대한 한국정부의 전반적인 입장에 큰 문제가 있다”고 했다.

시프턴 국장은 “우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문재인 정부가 이런 접근법으로부터 돌아서서 북한에 더 강경하게 대응하고 북한의 인권 관련 잔혹 행위와 범죄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도록 설득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워싱턴의 인권 전문가들은 대북전단 문제는 전단의 내용과 살포방식의 효용성 여부를 떠나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라며, 한국정부가 단속에 나설 경우 미국의 최우선 가치를 겨냥하는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VOA는 전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조만간 실행될 대북전단 살포 계획에 대해 “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이 무엇인가에 반대할 때 하는 행동”이라며 “한국정부가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으로, 탈북민들이 북한에 현금과 정보를 날려보내는 것을 한국경찰이 막는 것은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고든 창 변호사도 VOA에 “전단살포는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문재인 정부는 이를 금지해선 안 된다”며 “대북전단금지법 제정은 잘못된 것이며 한국국회가 이 법을 폐지하기 바란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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