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일자리 해외 유출, 文정부 출범 이후 매해 껑충 뛰어
경직적인 노동시장이 국내 투자와 고용의 발목을 잡는 형국

지난해 제조업 일자리 7만2천 개가 국내에서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11년 이후 해외로 유출된 제조업 일자리 수의 막대그래프를 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폭증세가 확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제조업 해외직접투자(ODI)와 외국인직접투자(FDI) 통계에 기반해 직간접적인 일자리 유발 효과를 추정한 결과 이 같은 수치가 나왔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제조업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를 압도하는 현상이 지난 10년간 있어왔으며 해외로의 일자리 유출 역시 꾸준히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2011∼2020년 제조업 ODI는 연평균 12조4천억원이었고 FDI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4조9천억원에 그쳤다. 한경연은 ODI에서 FDI를 뺀 금액인 제조업의 직접투자 순유출액이 연평균 7조5천억원이었으며 이에 근거해 직간접 일자리가 매년 4만9천 개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누적치로는 49만1천 개에 달한다.

제조업 일자리의 해외 유출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매해 껑충 뛰었다. 2만3천 개에서 6만5천 개로, 6만5천 개에서 9만9천 개로 치솟았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7만2천 개로 소폭 줄었다.

한편 지난해 제조업 ODI를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2조6천억원), 전기장비(2조3천억원), 자동차(2조2천억원) 순으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직접투자 순유출액도 반도체 2조5천억원, 전기장비 2조2천억원, 자동차 1조8천억원 순으로 많았다.

한경연은 취업유발 효과가 높은 전기장비, 자동차, 식료품 등의 분야에서 일자리 유출이 두드러진 데 대해 경직적인 노동시장이 국내 투자와 고용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프레이저 연구소는 지난해 한국의 노동시장 규제 관련 경제 자유도 순위를 조사대상 162개국 중 145위로 발표했다. 파키스탄(137위)보다도 낮은 것이다.

한경연 측 관계자는 "해외투자의 증가를 나쁘게 볼 것은 아니지만 그에 상응하는 만큼 국내 투자유입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면서 "경직적 노동시장, 각종 규제 때문에 해외로 빠져나가는 일자리는 막아야 한다"고 우려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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