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아파트 공급을 틀어막고 낙후지역 보존 및 재생에 주력하도록 힘을 실어준 도시재생실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게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급 확대를 위해 행정2부시장 산하 주택건축본부 조직 인력을 확충하기로 결정하면서 부처 간 무게중심이 바뀌는 모양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주택건축본부 조직에 인력을 확충하고 업무 재배정 등을 단행키로 했다. 주택건축본부는 현재 주택정책과 등 7개 과와 1개 센터를 두고 있는데 여기에 다른 실·국에서 담당하는 주택 관련 업무를 가져와 재배정하고 인력도 늘려준다는 것이다.

조직 구조상 시의 부동산 공급 관련 업무는 행정2부시장 산하에 있다. 주택건축본부를 비롯 도시재생실의 도시활성화과와 도시계획국 도시관리과 등이 부동산 관련 업무를 수행 중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회와 협의 하에 주택건축본부 조직 편제를 확대 개편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 공급 업무 대부분을 주택건축본부에 몰아줌으로써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오 시장의 공약인 '스피드 주택공급' 추진도 속도를 내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오 시장은 주택공급과장, 주택공급정책관, 도시계획국장, 주거사업기획관, 주택건축본부장 등을 거친 주택 전문가인 류훈 도시재생실장을 행정2부시장에 내정했다. 박 전 시장 시절 서울시 도시계획·건설을 총괄하는 행정2부시장 자리에 규제 분야 출신들이 주로 임명된 것을 보면 류 실장 내정은 오 시장이 주택 공급에 드라이브를 걸 것임을 보여준다.

박 전 시장이 각별히 여기며 힘을 몰아줬던 도시재생실의 기능과 역할 축소, 위상 하락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오 시장은 선거 기간 중에 종로구 도시재생사업 현장에서 "박원순 전 시장의 개인 돈이 들었나, 문재인 대통령의 개인 돈이 들었나. 혈세를 그렇게 써서 이 일대가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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