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와 주택담보대출 등 소비자 금융사업 완전 철수
인력 구조조정 불가피..."상의 거쳐 필요한 절차 진행"
씨티은행은 싱가포르·홍콩·UAE·런던 등 4개 허브만 집중할 계획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신고한 씨티그룹이 국내에서 개인 대상의 소매금융 사업 철수를 공식화했다. 싱가포르·홍콩·UAE·런던 등 4개 허브만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씨티그룹은 15일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한국 등 13개국에서 소매 금융에 손을 떼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IB) 부문은 남겨두고 신용카드와 주택담보대출 등 소비자 금융사업은 완전 철수한다는 것이다.

당장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씨티은행 임직원수는 3천500명이며, 이중 소매금융 부문 임직원은 939명이다. 한국씨티은행은 금융당국 및 관련 당사자들과 충분한 상의를 거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6일 미국 씨티그룹의 한국 소매금융 출구전략 추진 발표와 관련해 "소비자 불편 최소화, 고용 안정, 고객 데이터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했다.

씨티그룹은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에서 대부분의 소비자금융 영업을 종료할 방침이다. 한국, 호주, 바레인,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폴란드, 러시아, 대만, 태국, 베트남 등 13개국이 철수 대상 국가이다. 씨티그룹은 싱가포르, 홍콩,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런던 등 4곳에서만 소비자금융 영업을 지속하기로 했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나머지 13개 시장도 훌륭한 실적을 보였지만 우리는 (거기서) 경쟁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규모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씨티그룹은 올해 1분기 순이익 79억달러(약 8조8천억원), 매출 193억달러(약 21조5천억원)를 올렸다. 전년 동기(25억달러) 대비 3배가 넘는 순이익이다. 매출은 7% 줄었으나 시장 전망치(188억달러)를 상회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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