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배현진 원내대변인 등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논의하고 있다. 2020.12.9(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배현진 원내대변인 등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논의하고 있다. 2020.12.9(사진=연합뉴스)

야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4·7 재보선이 끝난 가운데, 야권 지형 재편이 더욱 빨리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이 16일 국민의당과의 '합당론'에 압도적으로 찬성하면서, 차기 당 지도부 구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5월 중순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 의원총회 이후 만난 기자들에게 "최단 시간 내로 후임자를 선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대행은 이날 "16일부로 후임 원내대표 뽑을 일정을 최대한 단축하겠다"며 "국민의당과의 통합 일정이 빨라지면 통합 이후 전당대회하겠지만, 통합이 늦어지면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알렸다. 다만 그는 "합당과 전당대회 일정에 관해 결정하지는 않았다"며 "통합하자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와 함께 당권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조목조목 알아봤다.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1.4.13(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1.4.13(사진=연합뉴스)

#1. '포스트 김종인'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주호영 당권 도전 시사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퇴임하면서, 당수(黨首)가 공석이 됐다.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5선의 주호영 의원이 비대위원장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주 대행과 함께 5선의 서병수·정진석·조경태 의원이 포진하고 있어 이들을 중심으로 한 당대표 선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서 의원은 지난 14일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중진 2선 후퇴론'을 거론했고, 정 의원도 16일 오전 자신의 SNS에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했다. 비대위원들은 주 원내대표의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 의원의 경우, 차기 국회부의장(야당 몫) 취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5일 정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정 의원과 주 대행이 비공개 만남을 가졌는데, 지난 4·7 재보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의견에 따라 정 의원이 부의장 몫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조 의원은 지난 14일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국민의당과의 우선 합당보다 자체 전당대회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는, 최다선인 5선 의원들의 '각자 사정'으로 인해 집중되지 않는다는 빈틈을 노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그러다보니 비대위원장 대행을 맡고 있는 주 대행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 것이다. 비대위원들은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를 명분으로 주 대행의 거취를 밝히라고 나섰는데, 주 대행이 16일 "후임자 선출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의견을 밝힌 것이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모임. 가장 오른쪽에는 김웅 의원.(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초선 의원모임. 가장 오른쪽에는 김웅 의원.(사진=연합뉴스)

#2. 차기 원내대표 선출해 전당대회 견인한다···빨라지는 야권 재편

그렇다면 주 대행이 밝힌 원내대표 후임자 선출은 어떻게 될까. 지난 15일 저녁,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기자에게 "차기 원내대표 후보 중 선출 유력 인사는, 당대표가 누가 될지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당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원내대표가 선출된다는 것.

그런데, 주 대행이 16일 원내대표 선출 일정에 관한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밝히면서 원내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차기 당 지도부 구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은 4선의 김기현·권성동 의원 간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TK(대구·경북) 소속인 주 대행이 나설 경우 PK(부산·경남) 소속인 김기현 의원이 당내 국회의원 지역구 분포도에 따라 힘을 받게 된다는 게 여러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동일 지역구 혹은 동일 권역 의원이 아니라 인접 혹은 타 권역 의원끼리 교차 선출되는 형식이라는 이야기다.

권 의원은 지역구가 강원도인데, 당대표에 4선 홍문표(충청)·권영세(서울) 의원이 나설 경우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초선 그룹에서 김웅 의원이 당대표에 도전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당대표와 원내대표는 동일 지역구 혹은 동일 지역으로 엮이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당대표-원내대표 구도는 PK·TK, 서울·경기, 충청·경기, 서울·강원 등으로 구성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 원내대책회의에서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1.1.12(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 원내대책회의에서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1.1.12(사진=연합뉴스)

#3. 국민의힘, 당권 경쟁 본격화 예고···국민의당 합당론은 '적극 찬성'

주 대행은 16일 오전 언론에 "오는 19일 (원내대표) 사임의사를 밝히면 늦어도 다다음주 선거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다 의총에서 "최단 시간내 후임 선출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고민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주 대행의 거취를 두고 당내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당 지도부 구성완료 시점은 빠르면 5월 말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주 대행에 맞서 당대표 경선에 나설 후보로는 서울의 권영세의원이 가장 적극적이다.최근 여의도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경선행보에 뛰어들었다는 평가다. 초선의 김웅의원도 당권도전의사를 밝혔다.

한편, '4·7 재보선' 전에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모두 '합당'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공감대를 이뤘지만, 선거 이후 '김종인 막말' 등으로 양당 간 냉기류가 형성됐었다. 그러다 국민의힘이 16일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에 적극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구자근 의원 주최로 열린 전기사업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0.11.17(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구자근 의원 주최로 열린 전기사업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0.11.17(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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