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해역에서 영향력 확대 중인 中,
지난 3월부터는 스프래틀리群島에 자국 선박 정박시켜놓는 등 필리핀 자극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미국과 필리핀 양국이 합동 군사훈련을 개시했다. 남중국해 해역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에 대항할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필리핀 양국의 합동 군사훈련 ‘발리카탄’(Balikatan)이 12일(현지시간)부터 오는 23일까지 2주간의 일정으로 이뤄진다. ‘발리카탄’ 훈련은 주(駐)필리핀 미군이 철수한 이듬해인 1993년부터 시작됐으며, 2000년 이후 매년 이뤄져 왔다. ‘발리카탄’이란 타갈로그어(필리핀 주민들의 언어)로 ‘어깨를 나란히하다’라는 뜻이다.

이번 훈련에는 미군과 필리핀군 도합 1천명 규모의 병력이 참여한다. 지난 2019년 훈련 때에는 7천500명 규모의 병력이 참가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발(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사태로 인해 ‘발리카탄’ 훈련이 이뤄지지 못했지만, 전날(11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발리카탄’ 훈련 재개 의욕을 보인 지 하루만에 금년도 훈련 일정이 시작됐다.

이번 훈련이 서둘러 개시된 데에는 대중(對中) 견제에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남중국해 해역에서 영향력 확장을 기도하고 있는 중국은 특히 올해 3월 들어 스프래틀리군도(群島)에 자국 선박을 정박시켜 놓고 있다. 필리핀 측은 중국 측에 ‘즉시 퇴거’를 요구하고 있으나, 중국은 필리핀 측 요구를 무시하고 있는 상태.

필리핀은 이번 훈련을 기회로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으로부터 전폭적 지원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스틴 장관과의 통화에서 로렌자나 장관은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모더나가 조기에 공급될 수 있도록 미국 측의 협력을 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필리핀 두테르테 정권은 ‘방문군지위협정’(VFA)을 파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파기 결정은 현재 보류중), 미국에 통고한 바 있다. 이에 필리핀이 남중국해 해역에서의 군사 훈련이나 VFA 등을 향후 대미 관계의 ‘협상 재료’로 사용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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