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좌충우돌로 文 정부 백신전략에 ‘큰 구멍 3개’ 뚫려
아스트라제네카 좌충우돌로 文 정부 백신전략에 ‘큰 구멍 3개’ 뚫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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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보류된 지난 8일, AZ 백신 접종이 진행될 예정이었던 일부 예방접종센터가 한산한 모습이다.

아스트라제네카 ‘혈전 논란’ 때문에 방역 당국의 접종 계획에 중대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한 달 동안 2분기 계획을 4차례나 수정·발표했다.

지난달 15일 첫 2분기 접종 계획을 발표했다가, 지난 2일엔 일부 직군에 대한 접종 계획을 앞당기는 것으로 수정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다 아스트라제네카 혈전 문제로 7일엔 60세 미만 접종 한시 중단, 8일 접종 재개 논의, 11일 30대 이상 접종 재개를 결정했다. 우왕좌왕 좌충우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두고 우와좌왕 좌충우돌, 4차례나 접종 계획 변경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제한 연령을 30세 미만으로 정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분석된다. 접종 제한 대상을 독일과 같이 60세 미만으로 늘리게 되면 정부가 그동안 공언한 ’11월 집단면역 형성’ 목표가 차질을 빚게 된다. 2분기에 아스트라제네카를 대체할 다른 백신 물량도 거의 없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에 따라 2분기 접종 대상자 중 30세 미만 64만명에 대해서는 접종 계획 일정조차 잡지 못한 상황이 됐다.

정부는 조만간 2분기 접종 계획에 대한 수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얀센·노바백스 등과 도입 시기를 협의하고 있고, 화이자의 조기 도입도 협상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부의 계획은 차질이 예상된다. 얀센도 아스트라제네카처럼 아데노바이러스를 코로나 항원 전달체로 쓰는데, 여기서도 혈전 사례가 나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입된다고 해도 즉시 사용이 어려울 전망이다. 백신 회사들과 2분기 백신 물량 도입 협상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5차 수정 계획이 언제, 어떻게 발표될지 모르는 깜깜이 상황이다.

당장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현장에서는 더 우왕좌왕하는 실정이다. 당장 메꿀 수 없는 큰 구멍만 해도 3개나 된다.

① 30대 미만만 제한하면 40,50대는 마루타?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이 지난 11일 오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재개 계획을 발표했다. 60세 미만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12일부터 재개됐다. 단, 30세 미만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되며 다른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불신감이 증폭되고 있다.

추진단은 "30세 미만의 경우 백신 접종으로 유발될 수 있는 희귀 혈전증으로 인한 위험에 비해,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접종과 드문 혈전 발생 간의 이익과 손해를 분석한 결과도 제시했다. 우리나라 20대 국민 전체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 감염 시 2.8명 사망을 예방하지만, 혈전으로 인한 사망 위험 가능성은 4명으로 예측됐다. 반면 30대 이상은 예방 가능한 사망보다 혈전 발생 후 사망이 더 적어 백신 접종이 이득이라는 설명이다.

영국에서도 30세 미만의 경우에 대해서는 기저질환이 없어도 다른 백신의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나라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이 중단되거나 제한적으로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필리핀에서는 60세 이하 국민에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투여를 일시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고, 벨기에도 56세 미만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백신 사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카메룬, 콩고, 덴마크, 노르웨이 등은 혈전 부작용에 대한 추가정보가 제공될 때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완전히 중단한 상황이다.

부작용 위험에 비해 접종 효과가 크지 않은 30대 미만이 접종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백신 접종을 해야하는 40,50대 등에서는 '우리가 마루타냐'는 불만이 제기된다. 방역 당국의 발표를 접한 국민들은 "효과는 적고 부작용이 많은 아스트라제네카를 맞고 싶지 않다", "국민들에게 백신 선택권을 달라", "30대 이상은 혈전 위험 없는 게 사실이냐", "40, 50대는 마루타냐" 라는 성토가 이어졌다.

② 58만명분 백신 필요한 국방부, 아스트라제네카 30세 미만 제외에 난감

58만명의 군 장병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려던 국방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30세 미만에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제외한다는 방역 당국의 발표 때문이다.

당초 국방부는 오는 6월부터 58만1000여명의 군 장병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었다. 군 장병 중 지휘통제실과 비무장지대 안 감시초소(GP), 일반전초(GOP), 격오지 부대, 항공기·함정 근무자부터 접종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상당수가 30세 미만인 군부대에서는 예방 접종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12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30세 미만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보류한다는 소식과 관련해서 보건당국과 협의하는 부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③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한 20대 13만명은? 교차 접종도 안전하지는 않아

정부는 1분기에 이미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한 20대 13만5000명에 대해선 “희소 혈전증 관련 부작용이 없는 20대는 아스트라제네카로 2차 접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2분기 접종 대상자 중 30세 미만 64만명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은 제한하면서, 이미 1차 접종한 20대는 계속 맞히겠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 결정이 모순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에서 혈전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서, 2차 접종에서도 그럴 것이란 근거가 없다”며 “확실한 근거 없이 20대 1차 접종자에게 2차 접종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교차 접종을 권고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독일·프랑스에서는 각각 60세, 55세 미만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제한한다. 이미 아스트라제네카를 1차 접종한 경우는 2차 접종시 화이자·모더나 등 다른 백신으로 교차 접종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나상훈 서울대 의대 교수는 “아직 교차 접종은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밝혔다.

20대 2분기 접종 대상자 64만명의 접종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백신 수급과 도입 상황에 따라서 어떤 백신을 어떤 시기에 놓을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보완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 청장은 “치명률·위중증이 낮은 30세 미만은 접종의 우선순위가 좀 더 뒤에 있다는 판단이 같이 검토됐다”며 “백신 수급 상황, 접종 우선순위 등을 고려해서 재조정하겠다”고 했다. 상황에 따라선 20대 64만명은 3분기에 접종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우주 고려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영국처럼 확진자가 수천 명씩 나오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독일처럼 연령 제한을 폭넓게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접종률을 높이는 것보다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사람들을 전수 조사해서 혈전 사례를 파악하는 것이 정부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양준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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