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과 안철수의 서울시 공동경영, 야권 대통합 물살 빨라지나?
오세훈과 안철수의 서울시 공동경영, 야권 대통합 물살 빨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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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협약한 ‘서울시 공동경영’이 본격 전개될 전망이다. 서울시 공동경영이 실질적인 수준으로 이뤄진다면 야권발 정계개편의 촉매제로 작용하게 된다. 즉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이 빠른 물살을 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국민의힘은 국민의당과의 합당 이후 전당대회를 치르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안 대표로서는 또 다시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DJP연합은 호남과 충청간의 결합...서울시 공동경영은 보수와 중도 간의 협력

이 점에서 서울시 공동경영은 1997년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DJ)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JP) 간의 DJP연합과 유사한 성격을 띠고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DJP연합은 1997년 대선공조를 통해 정권을 획득했고, 이후 3년여 동안 연립내각을 구성했다. 김대중 대통령-김종필 총리 체제를 정점으로 삼아 국민회의 뿐만 아니라 자민련 인사들도 각료로 임명됐다.

물론 차이점도 있다. DJP연합이 호남세력과 충청세력의 연대였던 데 비해 오세훈과 안철수의 연대는 보수와 중도세력 간 연대라는 점에서 다르다. 또 DJP연합에 비해 서울시 공동경영은 정치적 협력의 정도가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안 대표가 서울시에 어떤 직책을 갖고 참여하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의당측 인사들이 서울시 부시장 등으로 합류하게 되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의 합당 논의가 훨씬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효과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경영은 서울시 유권자에 대한 약속, 오세훈-안철수에겐 정치적 의무

오세훈 시장은 지난 10일 안철수 대표와 당선 이후 처음 식사를 같이 하며 여러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자리에서 두 사람은 ‘서울시 부시장직 등 일부 고위직에 안 대표 측 인사를 세우는 방안’ 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자세한 사항은) 이번 주 발표될 인사에서 자연스럽게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공동경영은 당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서 내걸었던 제안이었다. 안 대표의 제안을 나경원 후보와 오세훈 후보가 모두 받아들이면서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 약속으로 자리잡았다. 따라서 오세훈 시장은 이 약속을 지켜야 하고, 안 대표와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오 시장을 향해 ‘공동경영’을 요구할 명분을 가진 셈이다.

더욱이 서울시 공동경영은 실행되지 않을 경우 두 정치인 간의 약속위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시 유권자에 대한 약속이라는 점에서 오 시장과 안 대표 모두에게 정치적 의무에 해당된다는 평가이다.

두 사람 간 ‘공동경영’의 실현 가능성은 선거 유세기간 중에 이미 예상됐다. 안 대표의 선거유세 참여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 간의 ‘브로맨스(남성 간 우정)’가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오세훈 시장은 당선이 확정된 7일밤 늦은 시간에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한 안 대표를 향해 “후보 단일화 이후 최선을 다해준 안철수 대표에게 감사한다. 서울시정을 함께 일구고 챙기겠다”고 다짐했다. 오 시장과 안 대표의 브로맨스가 향후 출렁이게 될 야권 대개편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지점이다.

하지만 일부 야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오 시장이 정기적으로 정책 공조를 하겠다고 했는데, 그 이상의 플러스 알파를 통해 화학적 결합까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오세훈 시장께서 현재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정에 대한 기본구상과 점검이 끝나면 구체적 협의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정책협의체의 운영과 공조, 실행과정에서의 업무분담을 통해 야권의 유능한 인재들이 기용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남겨진 관건은 서울시 공동경영의 수준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안철수는 국민의힘과 합당 위한 ‘전 당원 투표’ 등 검토

서울시 공동경영보다 더 중요한 다음 과제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과 안철수 대표는 지난 8일 비공개 회동을 갖고, 합당 관련 문제를 의논한 것으로 알려진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 회동에 대해 "주 대행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전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가능한지 물었고, 안 대표는 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내부 평가와 당원 의견 수렴이 먼저라는 입장을 밝혔다"며 "합당 논의에 별다른 진척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통합에 대해 필요할 경우 전 당원 투표도 검토하고 있다. 안 대표도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100일간의 평가 작업이 먼저다. 전국 당원들을 만나면서 현장 목소리를 듣는 게 우선이다"라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여러 가지 논의를 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전당대회 시기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들이 나오는 걸로 안다. 그 과정 동안 저희도 그런 과정을 거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종인은 또 다시 ‘안철수 죽이기’ 나서...배현진 등 김종인 비판

국민의힘은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를 이번 주 중으로 마무리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14일까지 국민의당이 합당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15일부터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를 구성해 독자 전당대회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은 서울시와 부동산정책협의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과의 문제가 정리돼야 통합 전당대회를 할 수 있을지, 통합 전당대회 없이 우리 당부터 먼저 (전당대회를) 할지 일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당이 신경전을 주고받는 가운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입장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위원장은 야권 통합보다 국민의힘이 자생력을 갖출 것을 주문하며, 사실상 안 대표 역할론에 선을 그었다. 그는 야권 통합론에 대해 “국민의힘은 바깥을 기웃거리지 말고 내부를 단속해서 자생력을 갖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가) 오세훈 당선을 축하하면서 ‘야권의 승리’라고 했다. 어떻게 건방지게 그런 말을 하나. 자기가 이번 승리를 가져왔다는 건가. 야권의 승리라고? 국민의힘이 승리한 거다. 유권자들은 국민의힘 오세훈을 찍었다. 안철수는 국민의힘 승리를 축하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는 부글부글하는 실정이다. 배현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선거도 끝났는데 아흔을 바라보는 연세에 서른 살도 넘게 어린 아들 같은 정치인에게 마치 스토킹처럼 집요하게 분노 표출을 설마하시겠느냐”고 비꼬면서 “홍준표 대표, 안철수 대표 등 우리의 식구들이 건전한 경쟁의 링으로 함께 오를 수 있도록 당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통합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을 떠난 김 전 위원장이 마치 상왕이라도 된 듯 간섭을 하려는 상황에 대해 배 의원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배 의원 외에도 김 전 위원장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상당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가 없었다면 오세훈 시장이 승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이제와서 본인이나 국민의힘 자력으로 이뤄진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은 ‘국민의힘을 강화하라는 것이 아니라 야권이 더 연대하고 더 통합할 것을 주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의원은 “안철수 대표와의 후보 단일화가 국민의힘에 대한 문턱을 낮췄고, 그래서 마음 놓고 20-30대가 찍은 것이다. 김 위원장의 역할도 컸지만, 안철수 대표의 공이 가장 컸다”며 이제 와서 안 대표를 비난하는 것은 배신행위와 마찬가지라고 성토했다. 김 위원장의 ‘안 대표 비토론’에 대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실제로 외부 세력에 의존하지 말라는 김 전 위원장의 조언에 대해 “그렇다면 김 위원장 스스로는 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만나려고 하는지?”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안 대표나 윤 정 총장과의 통합이 대선에서의 승리를 견인할 첫 번째 조건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김 위원장의 ‘자강론’에 대한 정면 반박인 셈이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 스스로가 외부세력임을 잊은 것은 아닌지?”라며 성토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국민의힘 관계자, “군소정당 후보로는 비전 실현 어려워, 이인제 사례 참고해야”

하지만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 중에서는 김 전 위원장을 다시 모셔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핵심 관계자는 “앞으로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면 그 지도부를 중심으로 대선을 치르게 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김종인 전 위원장의 역할은 없어지는 셈이다”며 “설사 다시 오게 되는 경우에도 비대위원장의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못박았다.

합당에 부정적인 김 전 위원장의 뜻과 달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중도로의 확장을 위해서는 안철수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에 이견이 없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인제 전 의원의 예를 들며, 합당에 대한 안 대표의 입장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이인제 전 의원이 이회창 전 총리와의 대선 경선에서 패한 뒤 탈당해 국민신당을 창당했다가 다시 국민회의와 합당해 유력 대선 주자가 된 적이 있다”며 “이인제도 군소정당 대표로서는 정치적 비전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에 합당을 선택한 것”이라고 조언했다.

양준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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