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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4.7 재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했다.2021.04.08(사진=연합뉴스)

4·7 재보선에서 현 집권여당이 참패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의 '아우성'에 대해 눈길이 쏠린다. 이들의 모습을 두고 정말 반성한 것인지, 아니면 무늬만 흉내는 것인지에 대한 진위 파악으로 세간의 관심이 모아진다.

민주당 초선의원 81명 중 50명은 지난 9일 오전 국회 일대에서 긴급 모임을 가졌다. 이들은 "이번 재보선을 치르게 된 원인이 우리 당 공직자의 성 비위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당은 당헌 당규를 개정해 후보를 내고 피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사죄도 없었으며 당내 2차 가해를 적극적으로 막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국 前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는데,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동력을 잃은 것은 아닌가 뒤돌아보고 반성한다"고 언급했다.

7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에서 '조국 백서' 필자인 김남국 변호사(왼쪽)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김용민 변호사(오른쪽 두번째)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0.02.07(사진=연합뉴스)
7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에서 '조국 백서' 필자인 김남국 변호사(왼쪽)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김용민 변호사(오른쪽 두번째)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0.02.07(사진=연합뉴스)

최초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정작 친문(親文) 계파로 분류되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불공정을 해소하기 위한 개혁의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라며 "검찰개혁, 언론개혁 중단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놨다. 민주당 내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번 참패 이후에도 일명 '검찰개혁', '언론과의 전쟁'을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렇다면 '조 전 장관'을 거론한 초선의원들의 의견은 어떻게 봐야할까.

놀랍게도 그마저도 자충수로 읽힌다. 조국 전 장관이 서울대학교 교수 시절이었던 2010년, 그는 자신의 SNS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 "파리가 앞발을 싹싹 비빌 때 이놈이 사과한다고 착각하지 말 것"

▲ "파리가 앞발 비빌 때는 뭔가 빨아먹을 준비를 할 때이고, 이놈을 때려잡아야 할 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26일 페이스북 게시글. 2021.03.26.(사진=페이스북 캡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26일 페이스북 게시글. 2021.03.26.(사진=페이스북 캡처)

조 전 장관이 이같은 글을 올릴 시기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사퇴 직전 상황이었다. 당시 유 장관의 사퇴에 대해 받아들이기 보다는 비판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이는데, 조 전 장관은 고위직 인사들의 사과를 이렇게 비판했었다.

해당 글은 2010년 게재됐다가, 공식 선거운동 2일차인 지난달 3월26일 진중권 前 동양대학교 교수가 자신의 SNS에 재게재하면서 부각됐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롯한 각종 행태에 대해 민주당 인사들이 여태껏 일언반구 없다가, 재보선 선거운동기간에 돌입하면서 갑자기 사과하자, "180석 뽐내며 오만방자하게 굴더니 이제 와서 잘못했다고 비느냐"고 질타한 것이다.

비판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 9일 민주당 의원들의 공개 반성문에서 "당 지도부가 아닌 본인들이 기득권 정당의 행태 속에서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사과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등 초선 의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2021.4.9(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등 초선 의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2021.4.9(사진=연합뉴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를 주도한 민주당 초선 의원 상당수는 지난 1년 누구보다도 구태스러운 정치 행보로 진영논리에 매몰된 모습을 보였다"면서 "적극적으로 지도부에 반대하지 않았다는 것만을 사과한 것은 실망스러우며, 그 진정성도 회의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과의 진정성은 이들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에 달렸으며, 민주당 핵심지지층의 반응으로 미루어보건대 그 행보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16일 원내대표 경선에 돌입한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사퇴한 데에 따른 것으로, 다음달 2일 차기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이 8일 국회에서 4ㆍ7 재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 등 지도부의 총사퇴 입장 발표를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21.4.8(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이 8일 국회에서 4ㆍ7 재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 등 지도부의 총사퇴 입장 발표를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21.4.8(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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