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안보실장 회담 후 미국과 한국 결이 다른 발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부터),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이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3자회의에서 함께 걸어가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부터),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이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3자회의에서 함께 걸어가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 집권 후 첫 한미일 안보실장 회담이 열렸다. 문재인 정권은 이날 회의 직후 언제나 그렇듯 미국측과 결이 다른 입장을 밝혔다. 미 백악관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일 3국의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강조했다. 반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북핵협상 조기재개 노력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 등 세 나라 안보 수장들은 이날 미국 메릴랜드주 애너폴리스 미 해군사관학교에서 회담을 갖고,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및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3국 안보실장들이 공유하는 안보 목표를 보호하고 진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한미일 안보실장들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는 한편 비핵화를 향한 결연한 3국의 협력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천명하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The national security advisors shared their concerns about North Korea’s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and reaffirmed their commitment to address and resolve these issues through concerted trilateral cooperation towards denuclearization)”고 했다.

또한 성명은 “이들은 북한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완전히 이행하고 확산을 방지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The agreed on the imperative for full implementation of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by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ncluding North Korea, preventing proliferation, and cooperating to strenghen deterrence and maintain peace and stability on th Korean Peninsula)”고 강조했다.

북한의 1차 핵실험 후 시작된 유엔 안보리 결의는 2006년 1718호를 시작으로, 2009년 1874호, 2013년 2087호와 2094호, 2016년 2270호와 2321호, 2017년 2356호와 2371호, 2375호, 2397호에 이르기까지 모두 10개다. 이들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불법 행동에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채택됐으며 대북제재를 명시하고 있다.

반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회의 후 주미대사관에서 개최한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미일은 북미협상의 조기 재개를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는 데 대해서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미국 측이 밝힌 ‘대북제재’가 아닌 ‘미북협상’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서 실장은 “이번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를 통해 세 나라는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 전략적 소통이 이뤄졌다”며 “미국 측은 현재 진행 중인 대북정책 검토 내용에 대해 설명했고, 한미일 안보실장들은 대북협상을 위한 대책 마련과 시행 등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가졌다”고 했다.

또한 서 실장은 “우리 측은 비핵화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관여의 중요성, 한미 간 조율된 전략의 마련, 남북관계와 비핵화 협상의 선순환적 기능 등에 대해 강조해 설명했다”고 했다.

한일간 협의에 대해서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한일 간 공조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건설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가기로 했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도 공감했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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