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 여당은 이번 4·7 재보선 승리를 위해 40조원을 풀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에는 20조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9일 열린 대한교통학회의 영남권 신공항 토론회에서 박동주 서울시립대 교수는 박 교수는 "가덕도 신공항은 오사카 간사이 공항보다 매립이 더 어렵다. 공사비가 최소 20조원 이상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한창 살포되고 있는 4차 재난지원금 19조5천억원이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풀기 시작한 재난지원금은 5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여당의 주장과 달리 공표금지 직전, 20% 포인트까지 차이가 나던 여론조사 내용이 최근 며칠간 별로 달라졌다는 소식은 없다. 결국 40조원을 풀고도 선거에 지는 한국 정치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선거결과 보다는 선거후 집권 세력이 보여줄 태도다. 지난 4년간의 오만과 독선, 폭정을 반성할 것인지 아니면 내로남불, 남탓의 대가 답게 윗물이 아닌 아랫물, 자신들의 탓이 아닌 국민 탓을 할 것이냐 여부다.

민주당이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모두 패배하더라도, “이 정도면 고개를 숙이겠지”하는 예상은 금물이다. 민주당이 보여준 선거전략에서 알 수 있다.

박영순 김영춘 후보가 좀처럼 오세훈 박형준 후보를 따라잡지 못하고 오히려 격차가 벌어지는 양상을 보이자 민주당은 이해찬 임종석을 투입해 좋게 말해서 지지층 결집, 정확하게는 국민들을 분열시키는 ‘이간책(離間策)’을 썼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윗물은 맑은데 아직 바닥에는 잘못된 관행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한 발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박원순 전 시장은 가장 청렴한 공직자, 박원순의 향기를 느낀다”는 발언이 그것이다.

핵심 친문인 이들의 생각은 다른 친문세력의 정서와 같이하고 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의 막말공세, 윤건영 고민정 등 청와대 출신 민주당 의원들의 언행이 그 증거다.

민주당이 이틀 뒤, 투표함을 열고 난 이후에도 민주당은 이런 자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 적어도 이해찬 전 대표는 그런 의지를 보였다. 그는 며칠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에 지더라도 정권 재창출에는 지장이 없다. 탄탄대로가 자갈길로 바뀌는 정도”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과연 그렇게 될까? 민주당은 그렇게 ‘대인배’들이 모인 정당일까??

4·7 재보선이 끝나면 바로 대선국면이 시작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여야를 통틀어 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 등 여권의 대선 주자들도 본격적인 스퍼트를 시작해야만 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미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미 사의를 밝혔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연일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는 가운데 여권 주자들의 현직 대통령 ‘디스’는 한국 정치사 불변의 공식이다. 이회창이 김영삼에 그랬고, 노무현이 김대중에, 정동영이 노무현에, 박근혜도 이명박에 그랬다.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 등 여권의 ‘빅3’로서는 여전히 최대 계파인 친문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지만 이번 보선 결과가 ‘참패’라면 상황은 급변하게 된다. 서울에서 박영선 후보의 득표율이 40%에 못미칠 경우 특히 그렇다.

이렇게 되면 이낙연 정세균의 경우 핵심 친문세력 보다는 온건 민주당 지지자, 중도층을 더 의식할 수 밖에 없다. 적폐청산이나 개혁 보다는 국민통합을 외치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세균은 원래 갖고 있는 그런 이미지를 활용하려 할 것이다.

여권 내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지사가 얼마전 김근태 전 민주당 의원을 ‘소환’한 것도 주목되는 점이다. 지금 민주당내 친문 국회의원들 대부분은 1980년대 중반 이후 학생운동권을 휩쓸었던 ‘주사파’ 세대들인데 김근태 전 의원은 이들과 노선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상호 객원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