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중독’ 발언한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즉각 해임해야”
“북한은 2017년 11월 핵무력 완성 선언 후 대한민국 대통령을 아랫 사람으로 취급해”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나라가 올해로 3년 연속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불참한 것의 최종 결정자는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1일 펜앤드마이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대통령제인 우리나라에서 모든 중요한 결정은 대통령의 결정”이라며 외교부의 건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이사회의 토의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쳤겠지만 결국 대통령의 결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3월 23일(현지시간) 19년 연속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유럽연합이 작성한 결의안에는 미국 등 50개국이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2019년 이래 3년 연속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서 빠졌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던 2007년에도 북한측에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물은 뒤 기권해버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조 의원은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자신의 저서에서 “한국은 한미동맹에 중독돼 왔다”며 “압도적인 상대에 의한 가스라이팅 현상과 닮아 있다” “(주한)미군철수는 한반도 평화 체제의 구축 과정이 될 수도 있다”고 한 것에 대해 “정부의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발언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정부의 정책이 김 원장과 다르다면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의 검토를 마무리하는 아주 중요하고 민감한 단계에서 정부의 정책과 다른 발언을 한 김 원장을 즉각 해임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 의원은 “김 원장의 발언은 결국 주한미군이 한반도 평화체제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야기”라며 “문정인 전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와 정세균 전 통일부장관도 이와 유사한 우리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을 뒤흔드는 발언들을 계속 해왔던 것을 보면 이 부분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밝혀야할 시점에 달한 것 같다”고 했다.

북한의 김여정이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는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이후 자신의 상대는 미국이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김정은의 아랫사람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이처럼 남북관계를 수직계열화하려는 경향은 김정은 시대에 나타난 새로운 대남정책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김정은이 직접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도 아니고 김여정이 마치 문재인 대통령과 동격인 것처럼 행세를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는데 비판하는 내용도 과거보다도 훨씬 더 모욕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북한이 이런 도발을 할 때마다 아주 강력하게 대응하고 받아침으로써 우리가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해야 된다”며 “북한의 비난 발언에도 계속 침묵하는 것은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우리국민들의 자존감 유지에도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첫 출장지로 미국이 아니라 중국을 선택하고, 공교롭게도 미국에서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가 열리는 날인 오는 3일에 중국에서 대만이 가장 가까운 푸젠성 샤먼시에서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갖는 것에 대해서도 조 의원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조 의원은 “외교에는 상징성과 내용이 둘 다 중요하다”며 “상징성 측면에서 봤을 때 (한중 외교장관회담) 일자를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와 겹치게 하고 장소를 대만하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회담을 연다는 것은 결코 우연히 결정된 일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중국은 전략적인 국가”라며 “정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연히 날짜가 겹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정말로 이렇게 생각한다면 큰 일”이라고 했다. 또한 “대만하고 가장 가까운 샤먼에서 중국이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제안하고, 우리가 이에 응했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미국에 주는 메시지”라며 “우리나라가 중국이 미국에 주는 메시지의 도구가 될 위험성이 굉장히 크다”고 했다.

조 의원은 “미중 전략게임 속에서 우리는 좌표를 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중외교장관 회담에서 대만 문제와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해 대한민국이 그동안 지켜왔던 원칙을 조금도 훼손하지 말고 분명하게 밝히고 이 부분에 대해 공개적으로 메시지를 발신해야만 중국의 상징성 조작 디자인에 말려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다음은 인터뷰 전문.

-최근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한미동맹을 가스라이팅에 비유에 논란이 일고 있다. 가스라이팅은 상대방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해 판단력을 잃게 만들고, 상대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김 원장은 “한국은 한미동맹에 중독돼 왔다”며 “압도적인 상대에 의한 가스라이팅 현상과 닮아 있다” “(주한)미군철수는 한반도 평화 체제의 구축 과정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의 이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부의 직책을 맡지 않은 개인적으로 학자로서 이야기를 했더라도 논란이 됐을 발언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한미동맹을 극히 저해시키고, 바람직하지 않은 발언으로서 비판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분이 개인이 아니고 정부의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정부의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사람이 이러한 발언을 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다. 문재인 정부가 도대체 한미동맹에 대해서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북한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가늠하게 하는 사례다. 사실 이번에 김준형 원장의 발언이 문제가 됐지만 과거에도 얼마 전까지 대통령 외교안보 특보를 했던 문정인 교수, 현재 민주평통의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이 도저히 바람직하지 않고,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과 다르고, 근간을 뒤흔드는 발언들을 계속 해왔다. 그때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것은 개인의 소신이고 개인의 의견이지 정부의 정책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정부 관리가 예컨대 성희롱 성차별 문제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은 발언을 하면 직책에서 해임한다. 이번에 바이든 정부에서 백악관 간부를 과거 공화당 인사들에 대해서 막말 SNS를 날렸다는 이유로 해임한 사례도 있다. 김준형 원장의 발언이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아니라면 당연히 이 사람을 해임해서 정책이 아닌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 개인의 소신이고 정부의 입장하고 다르다는 식으로만 이야기를 하면 우리국민들도 납득하기 어렵고, 아마 미국 정부도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의 주류인 ‘연정라인’ 즉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이자 대선 캠프 출신이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권의 외교정책을 담당하는 고위관리들도 대부분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철수 등과 관련해 이와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는 것 아닌가?

주한미군이 한반도 평화체제를 만드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이야기인데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김 원장뿐만 아니라 문정인, 정세현도 계속 해왔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를 끌어가고 있는 사람의 생각이 무엇인지,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 무엇인지, 이쯤되면 정확하게 밝힐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밝히는 방법은 간단하다. 김준형 원장의 발언이 정부정책하고 완전히 다른 발언이고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의 검토를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아주 중요하고 민감한 단계에서 나왔기 때문에 이 사람을 그 자리에 둘 수가 없다며 해임을 해야 분명해지지 그렇지 않으면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서 문재인 정부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내심 이러한 주장에 경도돼 있다, 이러한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울 것이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23일 19년 연속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이 3년 연속 공동 제안국에서 빠졌다. 북한인권결의안 불참 결정은 도대체 누가 최종적으로 내리는 것인가?

미국 백악관 집무실에는 ‘레졸루트 데스크(Resolute desk, 결단의 책상)’가 있다고 한다. 50년대 트루먼 대통령이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나에게서 끝난다)”라는 말을 써붙였다고 한다. 대통령제인 우리나라에서 모든 중요한 결정은 대통령의 결정이다. 과정을 보자면 아마 주무부처인 외교부에서 뭔가 방안을 가지고가서 건의를 했을 것이고 그것을 장관들의 모임인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이사회에서 토의하고 결론을 냈을 것이고 그 다음에 대통령의 지침을 받거나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절차는 복잡하지만 대통령의 결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김여정이 최근에도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적 겨냥해 “미국산 앵무새” “뻔뻔스러움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지난 15일 ‘3년 전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강경 메시지를 낸지 불과 보름만이다. 김여정이 이렇게 자주 문재인 대통령을 정면 비난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김정은이 직접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도 아니고 김여정을 시켜서 김여정이 마치 문재인 대통령과 동격인 것처럼 행세를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한다. 비판하는 내용도 과거보다도 훨씬 더 모욕적이다. 내용과 방법 두 가지가 굉장히 의미가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말이 되느냐고 하겠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2017년 11월 29일 핵무력 완성 선언을 한 이후에 북한은 핵보유국이 됐기 때문에 대한민국하고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우리의 상대는 미국이다, 즉 대한민국 대통령은 사실은 김정은 밑에 사람이다, 남북관계를 수직계열화하려고 한다는 것이 김정은 시대의 새로운 대남정책의 현상이라는 분석이 있다. 저는 이러한 분석이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며 따라서 이런 전략적인 생각을 하면서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이런 시도를 할 때마다 아주 강력하게 대응하고 받아침으로써 우리가 그런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해야 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대체로 이런 발언이 나올 때 침묵한다. 이번에는 통일부에서 유감이라는 말 정도를 했는데 그 정도로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는 북한이 이렇게 우리의 국가 원수를 비난하는 내용과 그 방식, 즉 김여정을 시켜서 하는 방식에 대해서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의사를 표현해야지 남북관계에서도 도움이 되고 우리국민들의 자존감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의 첫 출장지가 미국이 아니라 중국으로 정해졌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미국에서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가 열리는 날인 오는 3일 중국 푸젠성 샤먼시를 방문한다. 샤먼시은 중국에서 대만과 가장 가까운 곳이다. 미중패권 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위험한 ‘줄타기 외교’를 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교에는 상징성과 내용이 둘 다 중요하다. 상징성 측면에서 봤을 때 일자를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와 겹치게 하고 장소를 대만하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회담을 연다는 것은... 중국은 전략적인 국가다. 우연히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정의용 외교부장관이 어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회견에서 질문이 나오니까 한중 외교장관 회담과 한미일 안보실장 회담이 의도적으로 날짜가 겹친 것 아니고 우연히 시기가 겹쳤다고 설명했다. 저는 정 장관이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정말 이렇게 생각한다면 큰일이다. 사실은 우연히 겹친 것이 아니다. 전략게임 속에서 우리가 우리의 좌표를 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쩡 장관이) 말만 이렇게 했다고 생각하고 싶다.

샤면이라는 장소도 굉장히 중요하다. 트럼프 정부 후반기에 미국이 미중수교 이후 처음으로 장관급 인사를 대만에 파견했다. 또 바이든 행정부로 바뀐 다음에도 지난주 팔라우라고 하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 때 팔라우에 있는 미국 대사가 동행했다. 이런 것들은 미중 대결국면에서 미중 간에 벌어지고 있는 고단수 게임에서 대만이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만하고 가장 가까운 샤먼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하자고 하는 그 자체가, 우리가 이에 응했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미국에 주는 메시지가 되는 것이고, 우리는 중국이 미국에 주는 메시지의 도구가 될 위험성이 굉장히 크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가 시간과 장소에 동의해준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만 기왕 이렇게 됐다면 이번에 한중외교장관 회담에 갔을 때 우리가 대만 문제와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해 대한민국이 그동안 지켜왔던 원칙을 조금도 훼손하지 말고 분명하게 밝히고 이 부분을 공개적으로 메시지를 발신해야만 중국의 상징성 조작 디자인에 말려들지 않을 것이다. 굉장히 주의깊게 이번 회담을 다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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