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칼럼] 선거운동의 품격
[여명 칼럼] 선거운동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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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은 쓰레기", "박원순이 그렇게 나쁜 사람이었나" 막말로 품격 잃은 정당
전 서울시민에게 10만원?...서울시장 선거가 초등학교 반장선거 수준으로 전락
천안함은 미국 잠수함의 소행이라는 음모론까지...품격있는 선거운동이어야
여명 객원 칼럼니스트

말 많으면 공산당이라 했던가.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자꾸 말이 많아지는 민주당 진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숨결까지 익혔다는 고민정 의원부터 살펴보자. 고 의원은 故박원순 시장 성추행 피해자로부터 ‘피해호소인 주장 삼대장’으로 지목 돼 박영선 캠프 대변인직을 사퇴했다. 캠프의 직책만 없어졌지, 고민정 의원의 반성 없는 선거운동은 계속 됐는데, 24일에는 ‘빨간색에 투표하는 것은 탐욕에 투표하는 것’이라는 영상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그렇다면 성추행으로 한 명이 죽고, 다른 한 명은 사퇴해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파란색에 투표하는 것은 색정(色情)에 투표하는 것인가. 또한 현재진행형으로 국민을 분노케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사태에 민주당 국회의원들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고 의원의 탐욕 운운은 혼자 이세계에 머물다 온 건가 싶을 정도로 맥락 없다.

다 떠나서 그녀의 협량한 발언은 고 의원이 정치의 기본부터 안 되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 칼 슈미트에 따르면 정치란 적과 나의 구분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내용은 그 다음 문장이다. 적이 없어지는 순간 나도 없어진다. 상대가 실종되면 정치 역시 실종되기 때문이다. 고 의원은 국민의힘이라는 보수야당을 정치의 상대가 아닌 처단해야 할 적으로 보는, 운동권 대학생 시절의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투표를 하지 않아왔을 뿐, 아직도 국민의 절반은 보수다. 고 의원은 보수야당에 투표하는 국민을 탐욕쟁이로 몰아세운 자신의 예의 없는 포스팅에 대해 비판이 일자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며 뜬금 없이 본인의 흑백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28일에는 광진구 시민 품에 안겨 울고 있는 사진을 공유했다. 그 지켜야 할 것이 박영선 후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자는 더불어민주당 4선 의원인 윤호중 의원이다. 점차 벌어지고 있는 서울시장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에 조급했던지, 그는 3월 27일 박영선 후보 집중유세에서 “오세훈은 쓰레기, 4월 7일 분리수거 잘 하자” 라는 발언으로 내뱉고 만다. 논평할 가치도 없는 막말이다. 국민의힘에서 나온 발언이었다면 각종 언론에서 ‘극우막말’ 로 대서특필했을 일이다. 

이런 와중 임종석 전 청와대비서실장은 23일 “박원순이 그렇게 나쁜 사람이었나” 하며 갑자기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원순 예찬론’을 펼쳤다. 용산 공원에 박원순 시장의 이름을 새긴 벤치도 놓자고 했다. 이 게시글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공감’ 표시를 눌렀다. 민주당 주류가 이번 선거는 던지기로 정리한 건가 의아하기까지 한 해프닝이었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김어준, 그가 없는 아침이 두려우신가? 이 공포를 이기는 힘은 우리의 투표” 라며 자신의 SNS에 박영선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김어준은 TBS 뉴스공장 진행자로, 이 프로그램은 시민들로부터 끊임없이 좌편향 지적을 받아왔다. 송영길 의원의 의도는 오세훈 후보가 다시 서울시장이 되면 TBS 뉴스공장 코너가 사라질 것이니 1번 찍어달라는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대단한 프로그램이면 프로그램을 위해 시장을 뽑아달라니, 차라리 김어준을 시장 후보로 내세우지 그랬나. TBS가 민주당 편향임을 자인한 꼴이다. 이에 대해 오세훈 후보는 “김어준, 프로그램 계속 하시라. 단, 교통방송만” 이라고 응수했다. TBS는 서울시 교통실황을 중계하는 데 그 설립목적이 있다. 지난 1월 6일 서울시 폭설대란에서, 재난방송을 중계해야할 TBS는 정치시사 토크쇼를 하고 잇었다.

대망의 박영선 후보다. 박 후보는 자기당 현직 시장들의 성추행으로 공석이되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 2차가해자들을 캠프 요직에 앉혔다. 이런 이들을 요즘 넷페미니스트들은 흉자(흉내남자), 명자(명예남자)라고 부른다. 고 의원이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의 기자회견으로 캠프를 사퇴하자, 박영선 후보는 SNS에 “통증이 가슴 한쪽을 뚫고 지나갑니다. …삶이란 것을 다시 생각합니다. 아픕니다.” 라는 글을 올려 고 의원을 떠나보냈다. 누가보면 고민정 의원이 독립운동이라도 하다가 죽은줄 알겠다. 

한편 박 후보는 25일 편의점 일일 아르바이트체험을 하며 야간 알바생의 고충을 듣게된다. 얼마전까지 중소벤처기업부를 지낸 박 후보는 점주에게 제안한다. “무인 계산기를 놓는 것이 어떻겠나” 힘들어하는 알바생의 알바자리를 아예 없애준 것이다. 화끈하다. 그러나 서울시의원으로서, 박 후보가 시장이 된다면 서울시의 청년 일자리정책이 걱정된다. 자신이 서울시장이 된다면 전 서울시민에게 10만원 씩 준다는 공약도 내뱉었다. 서울시장 선거가 무슨 초등학교 반장선거인가. “내가 반장이 되면 우리엄마가 피자 돌린데!”

민주당의 저격수 1티어로 활약했던 박영선 후보는 그간 말로 쌓아온 업보를 그대로 받고 있는 중이다. 가진자들을 악(惡)으로 몰아세웠으나 정작 그녀가 제일 가진자였다. 보수야당을 친일(親日)몰이 해왔으나 본인은 도쿄에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있었다. 천안함은 미국 잠수함의 소행이라는 음모론을 앞장서서 펼쳐왔기에 그녀의 3.26일 천암함 희생 장병에 대한 추모는 가증스러움만 자아낼 뿐이었다. 

물론 민주당 캠프에서만 막말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더 간절한 쪽이 조심하게 되있다. 11년간 내리 민주당에게 서울을 내어준 결과 25개 구청장 중 24명이 민주당 소속, 서울 49개 지역구 중 41개 지역의 국회의원 역시 민주당, 110석의 서울시의원 의석 중 102석이 민주당이다. 여론조사가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나오고 있지만 이낙연 민주당 대표 말마따나 민주당의 ‘보병전’ 인해전술 앞에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1년 짜리 시장 한 번 쯤 내어줘도’ 라고 생각하는 집단과 1년 짜리 시장이라도 너무도 간절한 집단이 싸우는 중이다. 어찌됐던 시민은 쏟아져나오는 선거공해 속에서 보다 품격있는 선거운동을 보고 싶다.

여 명 (서울시의원·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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