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코로나19 확산 방지 목적이라지만 중남미 이민자들 차단이 실제 이유
대부분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출신...보호자 없는 미성년자들도 급증
로이터 "최근의 이민자 단속 빈도와 규모가 유례없는 수준"
美, 국경 봉쇄 대가로 멕시코에 코로나19 백신 지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자 중남미로부터 이민 행렬이 줄잇고 있다. 미국행 관문에 있는 멕시코는 이민자 단속을 위해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나섰다.

멕시코 정부는 21일(현지시간)을 기해 남부 육로 국경에 통행 제한 조치를 내렸다. 과테말라·벨리즈와 맞닿은 접경지로 비필수적인 통행을 제한하는 것이다.

수십명의 멕시코 이민당국 관계자들은 이날 멕시코와 과테말라 사이에 흐르는 수치아테강 유역에서 강 건너 멕시코를 통과해 미국으로 향하려는 중남미 이민자들을 저지했다. AP통신은 멕시코 정부가 중남미 이민자들의 신분증을 검사한 뒤 상당수를 돌려보냈다고 전했다.

멕시코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미국행 중남미 이민자들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중남미 이민자들은 미국 이민이 더 수월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이에 멕시코 당국은 남부 국경에 대규모 군경과 이민당국 요원을 파견했다. 멕시코 내에서도 미국행 불법 이민자 적발과 추방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멕시코 이민청(INM)은 화물 트럭과 버스, 열차 등을 단속해 수천명의 미국행 중남미 이민자들을 적발했으며 대부분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출신이라고 밝혔다. 보호자 없는 미성년자들의 미국행 역시 급증 추세다.

로이터는 예년과의 정확한 비교 수치는 없지만 최근의 이민자 단속 빈도와 규모가 유례없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더욱 포용적인 이민정책을 주장하며 멕시코와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지만 멕시코 정부는 이전 트럼프 행정부 당시와 마찬가지로 미국행 이민자들의 북상을 엄격히 막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멕시코 당국은 트럼프 전 정권 시절 그랬던 것 처럼 미국 이민당국의 한 부문 같이 활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국경 봉쇄의 대가로 멕시코에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멕시코 정부가 지난 18일 국경 봉쇄를 발표하자 미국 정부는 멕시코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50만 회분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국 정부는 이에 대해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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