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 의장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제 회복이 가속하는 상황에서도 '제로 금리'를 유지하면서 내후년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연준은 장기금리를 억제하기 위해 매달 120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 매입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연준은 금리 억제와 경기 회복 지원을 위해 매달 800억달러 상당의 미 국채와 400억달러 상당의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매입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연준의 결정은 경제 회복과 물가 상승이 당초 전망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판단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 연준은 "코로나19 사태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경제부문은 아직도 취약하지만, 완만한 경제 회복세에 이어 최근 경제지표와 취업상황 등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2월 예측치(4.2%)를 상회하는 6.5%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 예상치도 종전 3.2%에서 3.3%로 소폭 상향했다.

또한 올해 물가가 상승할 수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넘어서는 2.4%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내년도에는 물가상승률이 다시 2% 안팎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도 올해 2.2%, 내년 2.0%로 각각 전망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최대 고용과 일정 기간 2%를 완만하게 넘어서는 물가상승률을 달성할 때까지 "현재의 제로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올해 물가가 일시적으로 2% 이상 오르더라도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약간의 물가 목표 초과에도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는 예정보다 금리를 빨리 올릴 것으로 내다본 FOMC 위원이 작년보다 다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8명의 FOMC 위원 중 2023년이 끝나기 전에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한 위원은 지난해 12월 5명에서 이날 7명으로, 2022년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한 위원 수는 지난해 12월 1명에서 이날 4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한편 이날 다우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3,000선을 넘었다.

내후년까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란 신호에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9.42포인트(0.58%) 오른 33,015.3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11.41포인트(0.29%) 오른 3,974.12에 장을 마감해 역대 최고치 기록을 다시 썼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 1.5%까지 하락했다가 연준 발표 후 급반등해 53.64포인트(0.40%) 오른 13,525.20에 장을 마쳤다.

최근 뉴욕증시를 불안하게 만들던 10년물 미 국채 금리도 연준 발표에 진정 기미를 보였다. 이날 한때 작년 1월 말 이후 최고치인 1.689%까지 치솟았던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1.64%대로 내려왔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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