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치료제 기술을 탈취하려는 북한의 강탈 행위가 극에 달하는 모양새다. 문제는, 우리나라 정부와 제약사를 상대로 한 해킹 등의 사이버 공격에도 정작 문재인 정부는 '미적지근'한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는 것.

지난 16일 국가정보원(國家情報院·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에 '매일 평균 사이버 공격 시도는 158만 건' 등 북한의 대남 공작 기도행태를 보고했다. 그 중에는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원천기술 탈취 시도를 비롯한 정부 행정망 침투 흔적도 있었다"고 정보위 간사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밝혔다.

지난달 초 北 김정은이 북한 조선노동당 제8차 당대회를 목적으로 수천명의 당 핵심 간부들을 전원 소집한 것과는 별개로, 북한이 코로나19 백신 기술을 탈취하려고 했다는 것. 그렇다면 우리 정부와 제약회사 화이자를 해킹하려했던 북한의 세포조직체계의 정체는 무엇일까.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이 기자에게 예시(사이버공간과 국가안보)로 든 북한의 전자전 교범. 北 김정일은 해당 원전에서 "현대전은 전자전"이라며 사이버공작을 강조한 바 있다.2021.02.17(사진=유동열 원장, 조주형 기자)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이 기자에게 예시(사이버공간과 국가안보)로 든 북한의 전자전 교범. 北 김정일은 해당 원전에서 "현대전은 전자전"이라며 사이버공작을 강조한 바 있다.2021.02.17(사진=유동열 원장, 조주형 기자)

우선, 北 김정일은 '북한 전자전 교본'인 '전자전참고자료(조선인민군 군사출판사, 2005)'를 통해 "전자전 준비를 잘하는 것은 싸움준비를 강화하는데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지난 시기 전투는 화력타격으로 시작됐지만, 현대전은 전자전"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원천기술 탈취'를 위한 북한의 의도가 여실히 드러난다.

북한은 이미 지난 2009년, 국방위원회 직속 기관인 '정찰총국'을 신설했다. 당의 대외연락부는 225국으로 변경해 내각 기관으로 위장했다. 통일전선부도 현재 유지 중이다.

그중에서 사이버 공작 양정과정은 김일성종합대학 내 컴퓨터과학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 정보기술대학, 평양컴퓨터기술대학과 함흥컴퓨터기술대학 등에 입학하면서 시작되는데, 이곳 졸업생들은 '김일성군사종합대학·지휘자동화대학(미림대학·김일정치군사대학)'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이버 공작의 길로 들어선다.

북한의 고위 기술관료 출신 탈북자들의 자료 등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소속의 5년제 전산과정인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은 1986년부터 매년 1천명의 사이버 공작원을 양성 중이다. '지휘자동화대학'은 '조선인민군 144부대'로 명칭 변경했다.

北 김정은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北 김정은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북한의 사이버 공작원들은 이곳을 떠나 정찰총국 산하 해킹부대인 '121소'에 배치된다. '121소'는 평양고사포사령부의 컴퓨터 명령체계와 적군 전파교란 등의 연구를 수행해왔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북한 정찰총국에서는 '기술국110연구소·작전국414연락소·해외정보국기초자료조사실'을 편성해 운영 중이다. 이들은 중국의 흑룡강성, 산동성 등에 비밀분실을 구축했는데, 2011년 디도스 공격을 감행해 농협전산망을 무력화하기도 했다.

게다가 통일전선부는 '개인정보 탈취'를 지속 시도하면서 국내 사이버망에서의 '유언비어 등 흑색공작'을 시도 중이다.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의 '지휘자동화국(31소·32소·56소)와 적공국204소' 역시 국군 정보교란을 일으키는 위협 중 하나다.

이같은 사이버공격의 출처는 IP 역추적 시 모두 북한과 연동돼 있다. '아시아-태평양 망정보센터(APNIC·Asia Pacific Network Information Center)'에 북한이 등록한 IP주소는 모두 1천24개에 달한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지난 16일 저녁,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북한군은 현재 정보전능력을 정보제압능력과 정보획득능력, 정보처리능력으로 구체화시키는 등 공작기관 전체의 정보전 지휘능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했을까.

이인영 통일부장관.(사진=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장관.(사진=연합뉴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6일 '코로나19 백신의 북한 지원 여부를 검토했느냐'는 질문에 "국내에 백신이 충분히 공급돼 접종이 이뤄져 국민 안전이 충분히 확보된 다음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남북 주민 모두에 관련된 사항이라 남북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기본적 인식"이라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출신 이인영 現 통일부장관은 지난해 12월22일 토크쇼에서 "코로나19 백신·치료제가 더 많이 개발·보급되면 (북한과) 서로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통일부는 그로부터 열흘 전 '인도적 대북지원사업 및 협력사업 처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내놨다(통일부 공고 제2020-156호)'을 통해 '대북지원사업-보건위생 상태의 개선 및 영양결핍 아동과 노약자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명시했다(제2조3).

통일부는 지난 1일 공고 2020호-156호를 통해 "인도적 대북지원사업 및 협력사업 처리에 관한 규정 개정안 행정예고"를 발표했다. 2020.12.10(사진=통일부 캡처, 조주형 기자)
통일부는 지난 1일 공고 2020호-156호를 통해 "인도적 대북지원사업 및 협력사업 처리에 관한 규정 개정안 행정예고"를 발표했다. 2020.12.10(사진=통일부 캡처, 조주형 기자)

더욱 놀라운 것은, 해당 공고 제10조(보건·의료 관련 대북지원사업)에서 '지속적 남북교류협력을 수반한다'고 규정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 등이 불거졌고, 백신 확보 실패 의혹까지 가중되면서 여론이 들썩이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자 이인영 장관은 지난 3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국민이 공감한 다음 (코로나19 백신 관련 남북)협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물러섰다. 결국, '아예 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보다는 '국민 공감대 이후 검토'라는 입장으로 비춰지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28일 국립중앙의료원에 도착해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으로부터 코로나19 감염증 환자 선별 기준과 대응 조치, 선별진료소 운용 절차 등 현장 대응체계에 대해 보고를 받는 장면이다.<br>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28일 국립중앙의료원에 도착해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으로부터 코로나19 감염증 환자 선별 기준과 대응 조치, 선별진료소 운용 절차 등 현장 대응체계에 대해 보고를 받는 장면이다.<br>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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