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금연법 채택 3개월만에 공연장서 홀로 흡연! 딱 걸렸다
“유시민에게 ‘계몽군주’는 법 위에 군림하며 인민의 고혈을 빠는 1인 독재자 의미하나?”

김정은이 지난 11일 당 간부들과 설명절 경축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 손에 담배(흰색 동그라미)가 쥐어져있고 책상 위에는 재털이와 성냥이 보인다.(연합뉴스)
김정은이 지난 11일 당 간부들과 설명절 경축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 손에 담배(흰색 동그라미)가 쥐어져있고 책상 위에는 재털이와 성냥이 보인다.(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총비서인 김정은이 금연법을 어기고 지난 11일 당 간부들과 설명절 경축공연을 관람하면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돼 주목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우리나라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총살당했음에도 김정은에 대해 “계몽군주 같다”며 낯 뜨거운 아부를 했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발언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1월 4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금연법을 채택했다. 금연법은 담배 생산과 판매, 흡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법이다. 31개 조문으로 구성됐으며 극장과 영화관 등 공공장소, 어린이 보육기관, 교육기관, 의료 및 보건시설 등에서 흡연을 금지한다. 이를 어겼을 때에는 처벌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북한을 지난 2005년 ‘금연통제법’을 제정하고 공공장소에서 흡연 등 금연통제를 강화했으나 이를 한층 보안·강화한 금연법을 공식적으로 채택했다. 이와 함께 현지지도, 공연장 등에서 자주 흡연하는 모습을 보였던 김정은이 앞으로 공식석상에서 흡연 모습을 노출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끌었다.

김정은은 장소를 불문하고 줄담배를 피우는 ‘골초’로 유명하다.

지난 2017년 9월 10일 수소탄시험 성공 기념 축하공연에서도 담배를 들고 부인 리설주와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해졌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이 출간한 ‘격노’에 따르면 2018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비핵화 협상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을 당시 만찬 자리에서 김정은이 담배에 불을 붙이자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 코리아미션센터장인 ‘건장에 좋지 않다’고 말하자 김여정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순간 얼어붙었다고 한다. 아무도 북한 최고 지도자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이때 부인 리설주가 “네, 맞아요. 우리 남편한테 흡연의 위험성에 대해 말해 왔어요”라고 맞장구를 쳐서 침묵이 깨졌다고 한다.

김정은은 현지지도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김정은이 공개된 자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지난 2014년 6월초 쑥섬 개발사업을 현지지도 하는 장면이 노동신문에 실리면서다. 당시 노동당 제1비서이자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었던 김정은은 황병서, 최태복, 최룡해 등 아버지뻘 되는 간부들이 수첩과 펜을 들고 그의 말을 받아적는 가운데 혼자서 호방하게 웃으며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였다.

김정은은 이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현장과 국방과학원의 신형무기 시험발사 현장에서 책상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드러냈다. 또한 홍수 피해지 현장지도는 물론 지하철 안에서도 담배를 든 채 이야기하고 심지어 핵무기 시찰 중에도 담배를 피웠다. 2016년 7월 국무위원장 취임 후 첫 현지지도 장소로 학교를 시찰하면서도 담배를 피웠다. 김정은이 참석하는 ‘1호 행사’에는 항상 담배 재떨이가 준비된다고 한다.

정은이 또다시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된 것은 금연법이 제정된 지 불과 3개월여 만이었다.

북한의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2일 김정은이 당 간부들과 설명절 경축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과 당 간부들은 나흘간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가 11일 종료되자 곧바로 공연을 관람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지난 11일 당 간부들과 설명절 경축 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이 지난 11일 당 간부들과 설명절 경축 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은 관람석에서 무대를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왼손에 담배가 들려 있었고, 책상 위에는 재떨이와 성냥이 보였다. 공연장에서 나홀로 담배를 피우는 초법적 1인 독재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낸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공개된 장소에서 홀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최고 권력자의 이미지를 굳건히 하려는 정치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다. 북한에서 의사였던 최정훈 고려대학교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원은 한 방송에서 “북한에서 윗사람 앞에서 담배를 안 피우는 것이 문화로 되어 있는데 김정은이 자기보다 나이가 많고 할아버지뻘 되는 사람 앞에서 담배를 막 피우는 것은 권위를 상징하는 정치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작년 9월 우리나라 공무원이 서해에서 북한군에 의해 총살당한 후에 김정은이 나서서 “미안하게 됐다”고 사과하자 “계몽군주 같다”며 낯 뜨거운 아부를 했다.

유 이사장은 작년 9월 25일 유튜브 생중계 도중 김정은이 청와대에 통지문을 보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우리가 바라던 것이 일정 부분 진전됐다는 점에서 희소식”이라며 김정은에 대해 “계몽군주 같다”고 했다. 함께 출연했던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통 큰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들은 모두 문재인 대통령과 가까운 친문 인사다. 친문 인사들에게 “계몽군주”는 법 위에 군림하며 인민의 고혈을 빠는 1인 독재자를 의미하는 것 같다.

한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당시 유 이사장을 겨냥해 “김정은은 계몽군주가 아니라 폭군”이라며 “김정은은 고모부를 총살하고 이복형을 독살하고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한국의 민간인을 무참히 사살하고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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