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부담되는 북한 뉴스 본인이 삭제..."사랑하는 남녘 동포들" 김정은 발언은 추가
박대출 "노조 20여건 찾을때 사측은 뭐했나...수신료 인상에만 매달려 국민 호주머니 넘보나"

정부와 여당에 불리한 기사를 임의로 삭제해 편파방송 논란이 일고 있는 KBS 아나운서가 최근 3개월간 20여건의 기사를 임의로 삭제, 수정해 국민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최근 3개월(2020년 10~12월)동안 김 모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KBS1라디오' 방송에 대해 이뤄졌다. 김 씨가 20년이 넘는 기간동안 KBS에서 뉴스 진행 및 방송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그동안 KBS에서 이러한 편파방송이 반복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KBS노조는 1일 ‘KBS1라디오 편파 왜곡방송 실태조사 결과’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최근 3개월간 김 모 아나운서가 진행한 'KBS1라디오'에 대해 조사한 결과, 방송 진행자가 임의적, 자의적으로 방송한 20여 건의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추가로 확인된 사례는 ▲큐시트에 배치한 기사 임의 삭제 6건 ▲기사 중 일부 삭제 10여건 ▲원문 기사에 없는 내용 자의적 추가 방송 1건과 기사 삭제로 큐시트를 임의로 변경한 사례 등이 있다고 했다.

KBS노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모 아나운서가 기사를 삭제해 방송에 나가지 않은 뉴스는 '청와대 주요 인사에 대한 검찰조사 뉴스', '북한의 무력시위 동향이나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담긴 뉴스', '코로나 신규 확진자 급증 뉴스', '해외 한인 교포의 코로나 사망 뉴스' 등 대부분이 정부에 부담이 되는 뉴스였다.

정부에 부담되는 북한 뉴스 본인이 삭제..."사랑하는 남녘 동포들" 김정은 발언은 추가

김 모 아나운서는 지난해 10월 10일 뉴스 톱기사인 ‘합참 “北 오늘 새벽 열병식 실시정황 포착”’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보도하지 않고 두번째 기사인 ‘北매체, 오전까지 열병식 개최·보도 없어’를 톱기사로 전달했다. 본인이 임의로 북한의 심야 열병식 개최 관련 뉴스를 삭제해버린 것이다.

다음날인 11일에는 북한의 심야 열병식 뉴스에서 본인이 직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추가하기도 했다. 당초 기사에는 없던 “(김 위원장은) 또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는 따뜻한 마음을 보낸다고 밝히고 북과 남이 다시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길 기원한다고 말했다”는 문장을 추가했다.

이날 보도 예정이었던 '외신, 北 신형 ICBM 공개 열병식 신속 보도...“거대한 ICBM 과시”', '美 당국자, “北,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우선시에 실망”' 기사는 삭제했다.

25일 기사에서는 웜비어 가족이 북한 피격으로 사망한 고무원의 친형 이진래 씨에게 전달한 편지 내용을 삭제했다.

여당에 불리한 기사도 삭제해...국민의힘 "KBS ‘아나운서 맘대로 진행’ 이러고도 수신료 올리려고 하나"

김 모 아나운서는 집권 여당에 불리한 기사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18일 뉴스 큐시트에는 ‘검찰, 강기정 前 수석 GPS기록 확보·라임 김봉현 상대 조사’ 라는 기사가 있었지만 김 모 아나운서 본인이 임의로 삭제했다. 

같은날 김 모 아나운서는 '한국의 소비심리 지표 하락' 기사에서 '지난달 한국의 이 지수는 비교가능한 28개국 가운데 26번째로 전달 순위에서 한 단계 더 내려왔습니다'라는 문장을, '무역 의존도 하라가' 기사에서는 '수입의존도는 30.57%로 2016년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습니다'라는 문장을 삭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KBS ‘아나운서 맘대로 진행’ 이러고도 수신료 올리려고 하나'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KBS1 라디오가 북한과 여당에 비판적인 뉴스를 빼고 읽은 사건은 궁극적으로 양승동 사장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총제적 기강해이이자 KBS가 여당방송이라는 증거"라며 "KBS가 여당 방송이라는 근거가 매일 쏟아지고 있다. 이러려면 수신료는 민주당에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보도 조작’ 감사 착수하라고 요구한지 40여일이 지났다"며 "노조가 20여건 찾아낼 때, KBS 사측은 도대체 뭐했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수신료 인상에만 매달려 국민 호주머니 넘보나"라면서 "당장 감사 착수하고, 제2 제3의 김 아나운서가 있는지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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