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는 책임 자들 처벌할 때까지 멈추지 말아야”
영국 앨튼 상원의원 “중국의 반대로 김정은 정권의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거부돼”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장이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을 맞아 북한 정치범수용소 운용 책임자들에 대한 책임추궁과 처벌을 강조했다. 데이비드 앨튼 영국 상원의원은 북한 정치범수용소와 옛 나치 정권의 강제수용소가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제사회가 반인도적 범죄를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호주 대법관 출신인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은 29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끔찍한 상황을 나치 정권의 강제수용소에 비교하면서 국제사회의 조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커비 전 위원장은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조사에 참여하면서 어린 시절 흑백뉴스로 시청했던 야만적인 나치 강제수용소 현장의 모습이 끊임없이 떠올랐다”며 “북한 정치범수용소와 구금 시설의 잔인함, 굶주림, 수감자들의 시신 제거, 사체를 들판에 뿌릴 비료로 사용했다는 증언 등 20세기 전범 재판과 비슷한 증언을 내가 경함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했다.

VOA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17년 나치의 강제수용소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를 비교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의 생존자인 토모스 버건탈 전 국제사법재판소 판사의 말을 상기시켰다. 버건탈 전 판사는 지난 2017년 국제변호사협회(IBA)의 지원으로 나비 필레이 전 유엔인권최고대표 등과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조사한 뒤에 개최한 회견에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환경이 내가 어린 시절 나치 수용소에서 보고 경험한 것처럼 끔찍하거나 심지어 더 나쁘다”고 했다.

커비 전 위원장은 “국제사회는 이런 상황에 책임이 있는 자들을 처벌할 때까지 멈추지 말아야 한다”며 “북한 인권문제가 오는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다시 다뤄질 예정이며 국제사회가 이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데이비드 앨튼 상원의원도 이날 VOA에 보낸 성명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환경은 나치의 강제수용소, 옛 소련의 굴락과 매우 유사하다”며 “유엔 COI 최종보고서는 김정은 정권이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것을 촉구했지만,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 공산당의 거부 위협으로 진전이 막혀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앨튼 의원은 “우리가 홀로코스트를 추모하든 북한을 잊지 말고 우리 시대에 이러한 범죄를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서자”고 했다.

지난 2014년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최종보고서는 “북한의 정치범수용소(관리소)에서 수감자들에게 가해지고 있는 끔찍한 참상은 20세기 전체주의 국가의 수용소에서 벌어졌던 비극과 유사하다”며 “모든 정치범수용소를 해체하고 모든 정치범을 석방하며 추적이 쉽지 않은 모든 실종자들의 행방에 대한 구체 사항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