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보기관 KGB의 주요 인물이었던 유리 슈베츠의 충격 증언
"체코 출신 모델과 결혼했을 때 러시아의 감시망에 들어와...1987년 방러 때 '정계 입문' 권유"
지난 2016년 대선 때 러시아의 美 대선 개입 사건에 트럼프가 공모했다는 의혹...실마리 풀리나?

얼마 전 퇴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실은 “러시아가 키운 자산”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의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집, 푸틴의 집》의 저자 크레이그 웅거는 그의 새 책 《미국의 타협된 정보》(원제: American Kompromat: How the KGB Cultivated Donald Trump, and Related Tales of Sex, Greed, Power, and Treachery)에 이같은 주장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이 책은 지난 26일 발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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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발매된 《미국의 타협된 정보》의 표지 디자인.(출처=아마존)

해당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정보기관 KGB 소속 주요 인물이었던 유리 슈베츠(67)는 트럼프를 지칭해 “케임브리지 5인과 비슷하다”며 “트럼프에게도 그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케임브리지 5인’이란 케임브리지대학 재학 시절 구 소련에 포섭돼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 냉전 초인 1950년대까지 기밀 정보를 유출한 영국 스파이들을 지칭한다.

그러면서 슈베츠는 “트럼프는 KGB에 매우 매력적인 공격 상대였다”며 “정보를 수집하면서 트럼프가 어떤 인물인지 속속들이 알게 됐는데, 그는 심리적으로 매우 취약하고 아첨에 약한 인물이라는 점이었다”고 덧붙였다.

1980년대 러시아 타스통신의 워싱턴 특파원으로 근무하기도 한 슈베츠는 1993년 미국의 시민권을 획득한 인물이다.

슈베츠에 따르면 트럼프가 처음 러시아 측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것은 1977년 체코 출신의 모델인 이바나 젤니치코바와 결혼했을 때였다고 한다.

본격적인 포섭은 1987년 트럼프가 이바나와 함께 러시아 레닌그라드(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했을 때부터였다고 한다. 이때 러시아 정보요원들이 트럼프에게 ‘정계 진출’을 권유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때부터 정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슈베츠는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러시아 간의 유착 관계에 대한 의혹은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때부터 불거져 나왔다.

제45대 미국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여 앞둔 2016년 10월 미국 국토안보부(DHS)가 성명을 발표하고 “민주당의 전국위원회 컴퓨터가 사이버 공격을 받았으며 공격의 규모는 그 수법으로 볼 때 러시아 정부의 지시로 실행된 것이라 확신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같은 발표에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2017년 1월 미 국가정보장실은 러시아가 트럼프 정권의 탄생을 후방 지원하기 위해 민주당 측 상대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대선에 개입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기간 중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사이의 접촉 사실이 점차 명확해지며 양자 간 ‘공모’ 의혹으로 전개됐다. 이 사건을 ‘러시아 스캔들’이라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인 지난해 12월 말,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측근 인사 등 15명을 사면하고 5명에 대한 감형을 조치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에는 러시아와의 내통 사실이 밝혀져 법정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조지 파파도풀리스 전 대선캠프 외교 고문도 포함돼 있었다.

그보다 앞서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 관련 재판에 출석해 위증한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은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로저 스톤 정치 참모 등을 사면한 바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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