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트럼프 행정부의 긍정적 유산으로 '쿼드 협의체' 발전시킬 의지
"쿼드의 형식과 메커니즘을 넘겨받아 더 발전시키고 싶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실질적 미국 정책을 발전시킬 근본적인 토대"
'에이브러햄 협정'을 쿼드와 함께 이어갈 정책으로 제시하기도
트럼프 행정부 당시에도 쿼드 확대한 '쿼드 플러스' 주변국에 제시
文정부, 쿼드 참여 요청 받은 적 없다며 애써 거리뒀는데...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 출범한 일본, 호주, 인도와의 4개국 협의체 '쿼드'(Quad)가 인도·태평양 정책의 토대라며 계승·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설리번 안보보좌관은 29일(현지시간) 미국평화연구소(USIP)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우리는 정말로 쿼드의 형식과 메커니즘을 넘겨받아 더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쿼드에 대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실질적 미국 정책을 발전시킬 근본적인 토대로 보고 있다"며 '에이브러햄 협정'을 쿼드와 함께 이어갈 정책으로 제시했다. '에이브러햄 협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일부 중동국가 간 외교를 정상화한 협정이다.

설리번 안보보좌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에이브러햄 협정과 쿼드의 경우에서만큼은 연속성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를 보다 강화하고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라면 이전 정부가 취하지 않은 조처도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쿼드는 미국의 전통적 동맹인 일본과 호주에다가 미중 사이에서 비동맹국 지위를 누리려던 인도까지 합류해 구성된 협의체다. 쿼드 4개국 외교 장관은 지난 2019년 미국 뉴욕에서 첫 회의를 열었고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두 번째 회의를 열었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정세를 주요 의제로 논의했으며, 다분히 중국을 겨냥한 내용으로 인도·태평양이 자유롭고 열린 공간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공동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설리번 보좌관의 이날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긍정적 유산으로 쿼드 협의체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전 정부가 취하지 않은 조처까지 취하겠다는 발언은 기존 4개국 외에 주변 동맹국을 추가로 규합할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 당시 고위 인사들은 쿼드를 확대한 '쿼드 플러스'를 주변국에 누차 밝혀왔고 한국도 사실상 대상국에 포함된 상황이었다.

마지막 방한 당시 최종건 외교차관이 광화문의 닭한마리 식당을 통째로 빌려 환송식까지 열어준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은 '쿼드 플러스'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본뜬 인도·태평양판 다자 안보틀로 구축할 필요성을 시사해 왔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쿼드 참여 요청을 받은 적 없다며 애써 거리를 두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쿼드 확대를 둘러싼 비슷한 고민을 한국에 내비칠 개연성이 커 보인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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